[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전지안이 주서은(31)으로 새 출발에 나섰다. 2011년 슈퍼걸콘테스트 뉴페이스상 부분에서 대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8년여 만이다. 2014년 드라마 ‘처용’을 시작으로 ‘딱 너 같은 딸’ ‘엄마니까 괜찮아’ ‘별난 가족’ ‘질투의 화신’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처음 봤을 땐 섹시한 이미지가 물씬 풍겼는데 털털한 매력이 가득했다. 동네 언니처럼 친근한 느낌이랄까. 자신의 가장 큰 매력으로 친화력을 꼽는 이유다.

중ㆍ고등학교 시절을 필리핀에서 보내 수준급의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주서은. 뛰어난 몸매 비결로는 골프, 복싱, 수영 등 운동을 꼽았다. 스물일곱 살 남들보다 조금 늦게 연기를 시작했지만 나이에 국한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데뷔 초 ‘제2의 김사랑’으로 주목 받은데 대해선 “‘김사랑 닮았다’는 말만 수 천 번 들었다”며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고 바랐다.

-예명을 변경해 새로 출발하는 마음이겠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소속사(네오스엔터테인먼트) 식구들도 다들 주서은으로 부른다. 공식적으로 기사가 나오고 사람들이 알게 되니까 이제 이름이 붙는 느낌이 든다. 이름 바꾼 이유? 본명 전지안은 억양 상 비슷한 느낌이 많지 않냐. 성을 바꾸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섭섭해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아빠한테 물었더니 전혀 개의치 않더라(웃음). 대표님이 직접 작명소에 가서 이름을 지어 왔는데 주서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처용’에서 미제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처용’처럼 장르물이 가장 자신 있다. 범죄 사건을 은폐하고 마약에 취해있거나 사이코적인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드라마 ‘보이스’에서 이하나 선배가 연기한 수사관 강권주, 영화 ‘악녀’에서 김옥빈 선배가 킬러 숙희 역이 욕심난다. 강인한 여성 캐릭터지만 내면에 아픔이 있지 않냐. 집에서 혼자 많이 연습한다. 누구나 내면의 어두운 부분이 있으니까. 밖으로 끄집어내서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힘든 역할을 맡아 한계를 넘어보고 싶다. 그래도 귀신은 무서워해서 공포영화 만큼은 피하고 싶다(웃음).”

-‘처용’으로 데뷔 후 5년여 시간이 흘렀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지도 몰랐다. 나이가 드는 걸 못 느끼는 부작용이 있다(웃음). ‘처용’ 배우, 스태프와 지금도 연락하고 만난다. 데뷔 때는 현장에 가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연기한다는 자체만으로 들뜨고 자랑거리처럼 여겨졌다. 풀 메이크업을 하고 촬영에 들어가면 신데렐라처럼 변하지 않냐. 이제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활동할수록 책임감이 생기고 연기에 좀 더 진지한 자세로 임하게 됐다.”

-얘기하면 할수록 편안한 느낌이 든다.

“나의 가장 큰 매력도 친화력이다. 연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스태프와도 소통이 중요하지 않냐. 워낙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열다섯 살 때부터 스무 살까지 필리핀에서 살았지만, 성격이 자유분방하기만 한 건 아니다. 연기할 때는 예술적인 부분을 표현해야 하니까 자유로워야 하는데 솔직히 제약이 많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나를 더 가두는 느낌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도 신경 쓰게 되고 점점 나를 잃어가는 느낌이랄까. 하나씩 예전 내 모습을 찾아가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있다.”

-‘질투의 화신’ 기상캐스터, ‘별난가족’ 홈쇼핑 MD 등 주로 도회적인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성격이 밝고 털털한 편이다. 겉모습만 보고 화려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이미지랑 많이 다르다. 예전엔 내 안의 모습과 맞는 캐릭터만 연기하고 싶었다. 이제 차갑거나 섹시한 매력이 없어도 내가 가진 이미지에 맞춰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섹시는 진짜 힘들다(웃음).”

-데뷔 초 ‘제2의 김사랑’으로 유명했는데.

“정말 감사하다. 스무 살 때부터 ‘김사랑 선배 닮았다’는 얘기를 진짜 많이 들었다. 정말 천 번 넘게 들은 것 같다. 선배의 예쁜 얼굴과 뛰어난 몸매를 닮고 싶다.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내가 가진 장점을 끌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연기로 인정 받고 싶다.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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