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이달 중순부터 인공지능(AI)와 머신러닝이 합쳐진 ‘똑똑한’ 챗봇을 내놓는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닌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도 카뱅을 쓸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도 답을 해주고 채팅창에서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은 동영상으로 직접 보여주며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ARS 방식을 기반으로 해 단순히 주어진 보기에서 선택만 해야 했던 챗봇들과는 확연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6월 중순 출시될 '상담챗봇'이 자연어 기반과 시나리오 기반을 모두 활용한 하이브리드 챗봇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한국카카오은행

카카오뱅크는 8일 서울 용산구 소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상담챗봇 출시 관련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챗봇(chatbot)은 ‘채팅하는 로봇’을 말한다. 카카오톡 등으로 대변되는 메신저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한 점, 사람이 말하는 것을 기계가 알아들을 수 있는 자연어 처리 기술이 향상된 점,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한 점이 바탕이 돼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했다.

챗봇은 이미 대부분의 은행에서 갖추고 있다. 신한은행 ‘쏠메이트’, 우리은행 ‘위비봇’, KEB하나은행 ‘핀고’가 그 예다.

카카오뱅크의 챗봇인 ‘상담챗봇’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이상희 카카오뱅크 챗봇 TF장은 “카카오뱅크의 필요에 의해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챗봇 열풍에 동참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TF장은 “상담챗봇 출시를 준비하면서 그간 톡상담, 콜상담, 1:1문의 등을 통해 쌓였던 상담 데이터를 하나씩 보게 됐는데 카카오뱅크를 쉽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안내성 문의가 전체의 8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시중은행 대비 톡상담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라 모바일 상담채널이 상당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TF장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경우 톡상담 비중은 4~5% 정도고 많아야 9~10%대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 수치가 무려 40%에 이른다. 콜상담이 52%, 1:1문의가 8% 정도다.

이미 대고객 서비스 중인 타 금융사 챗봇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으로 이 TF장은 사용자 관점에서 상담챗봇을 구축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미지, 동영상, 이모지(그림문자) 등 시각적 요소의 활용 ▲최적 동선 구현 ▲연관정보까지 알려주는 상담 ▲휴먼 채널과 유사한 상담 구현 ▲상담직원과 바로 연결 등 다섯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먼저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시각적 요소로 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이미지, 동영상, 이모지 등을 활용했다는 점이 첫 번째 특징이다. 상담시 상담원이 텍스트로 묘사해주던 부분을 실제 앱 화면으로 제공한다. 한도계좌 해제처럼 자주 문의되는 프로세스는 동영상으로 안내한다. 텍스트 중심으로 전달하는 기존 카카오톡 챗봇과 달리 실물 이미지를 고객에게 보여준다.

챗봇과 대화하는 채팅창에서 해당 화면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앱 링크를 제공하고, 고객센터 콜상담 연결이 필요하면 한 번에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에 돌아가는 번거로움을 없애 고객으로 하여금 최적의 동선을 구현했다.

고객이 물은 질문은 물론이고 연관정보까지도 꼼꼼하게 챙겨준다. 각종 유의사항 및 추가 문의를 미리 고려한 셈이다. 이 TF장은 이 특징을 타 금융사의 챗봇에 비해 가장 내세울만하다고 강조하면서 “보통 질문이 한 가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질문을 했던 고객이 재상담시 어떤 추가 질문을 했는지를 꼼꼼히 살펴봤다”며 “그냥 챗봇이 아닌 ‘상담’챗봇이기 때문에 콘텐츠에 따라 이 서비스의 성패가 갈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키워드’를 통해 챗봇을 사용하다가 궁금한 용어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휴먼 채널과 유사한 상담 동선을 구현했다는 것이 네 번째 특징이다. 실제 상담직원과의 상담과정 및 스크립트를 분석해 챗봇 설계를 진행했다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공간 이동 없이 상담챗봇과의 채팅창에서 ‘상담원으로 전환하기’를 눌러 상담 직원과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채팅창 대화 이력을 보면서 콜상담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상담챗봇을 음성서비스로도 제공하고 챗봇 내에서 상품가입도 할 수 있게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 TF장은 “상담챗봇을 음성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은 시중은행들도 시도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연히 해야 하는 부분인데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다”며 “(챗봇 내에서) 상품 문의를 하면 신청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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