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 2인 경합중 제3의 인물 부상설 등 경쟁 치열

[한스경제 이성노] 포스코 차기 회장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포스코 측은 CEO 승계카운슬을 통해 내부 인사 10명, 외부 인사 8명(외국인 1명 포함) 등의 후보군을 검토하고 이달 안으로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외압설'을 불식하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선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과 박기홍 포스코 에너지 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가 정치권 지원설 등에 휩싸이면서 회장 선임이 진흙탕 싸움으로 흐려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일면서 제3의 인물 급부상설 등 결과는 끝까지 미지수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김준기 전 포스코 사장과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에너지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4차 CEO 승계 카운슬을 마쳤고, 현재 외부 추전 후보 8명, 내부 인사 10여명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안으로 후보를 5명 안팎으로 압축한 뒤 심층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해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사실상 이번달에 회장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4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임기를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하자마자 CEO 승계 카운슬을 운영하며 차기 회장 선임에 돌입했다. '정권교체=수장교체'라는 흑역사를 끊어내기 위해 외국인 1명을 포함한 외부 인사까지 후보군을 다양화하며 지난 2개월 동안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권 회장 사임 발표 이후 지난 2개월 동안 무성한 하마평을 들리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안팎에서는 현재 지역 배경을 둔 두 명의 포스코 관련 기업인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력 후보 2인 가운데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은 호남 출신으로 지난 1981년 포스코에에 입사해 대표이사 사장, 상임고문을 거쳤다. 이후 일진제강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 2014년엔 권 회장과 함께 회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권 회장의 서울대 금속공학과 후배로도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른 이유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인연이다. 그는 장 실장과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으로 지난 2003년엔 장 실장과 함께 포스코 지배구조개선안 마련을 함께 주도하기도 했다. 또한, 이낙연 국무총리와는 광주제일고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최근엔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이 "전임 포스코 회장들이 모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뜻이라며 특정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전임 회장들의 협조를 요청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포스코와 청와대 측은 김 대변인의 발언을 모두 전면 부인한 가운데 포스코가 '외압설 끊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자체가 김 전 사장에게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측은 이달안으로 차기 회장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김 전 사장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PK(부산·경남) 출신인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이다. 박 사장은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성장투자사업부문장,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 기획재무부문장을 차례로 거친 뒤 올해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노무현 정부시절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역임해 현 정부 코드와 쉽게 융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다만, '성골'이 아니다. 유력 후보로 떠오른 이들은 대부분 포스코 출신이지만, 박 사장은 1983년 산업연구원으로 입사해 2004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조정위원으로 포스코에 합류했다. 권 회장이 CEO에 올랐던 2014년 회사를 떠났다 올해 포스코 에너지 사장으로 복귀했다.  박 사장의 경우, 정준양 회장 시절의 흠으로 남아있는 성진지오텍 고가 인수작업에 깊숙히 간여한 것으로 전해져 이 대목도 아킬레스건이다.

이들외에 재계에서는 회장 후보로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 사장은 권 회장 체제에서 2인자로 평가받았다. 마케팅본부장, 철강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방중 경제사절단에 권 회장을 대신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장 사장은 포스코 신사업관리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을 거쳐 현재 철강 2부문장을 책임지고 있다. 권 회장과 같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이다. 

황은연 전 원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 측의 배드민턴단 창단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외압에 내성을 지니고 있다는 게 호평을 받는다. 구자영 전 부회장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사임한 이후 차기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988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5년 만에 회사를 떠났지만, 최태원 SK 회장의 눈에 띌 정도로 재계에선 주목받는 인사다. 또한, 오래 전부터 포스코에 뿌리내린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출신이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포스코 측은 "CEO 승계 카운슬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달 안으로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 뒤 이사회,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 선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포스코가 그동안 적지않게 특정세력 중심으로 단행된 인사적폐를 일소하고 경영의 공공성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회장에 선임되는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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