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상반기 한국영화의 성적은 처참했다. 3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그것만이 내 세상’ ‘독전’이 유일할 정도로 지독한 흥행 가뭄에 시달렸다. 다가오는 여름 영화 시장에 흥행을 겨냥한 ‘텐트폴 영화’가 줄지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극장의 가뭄을 씻어줄지 관심을 모은다.

일찌감치 여름 개봉을 확정한 ‘신과 함께-인과 연’은 8월 1일 관객을 만난다. 지난 해 12월 개봉해 1440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 함께-죄와 벌’의 후속작이다.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한국영화 최초로 1, 2편이 동시 촬영된 작품이다. 충무로에서는 일찍이 “‘신과 함께-인과 연’이 ‘신과 함께-죄와 벌’보다 재미있다”고 소문이 난 상태다. 전편에 이어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가 삼차사로 나온다. 물론 새로운 얼굴도 있다.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오달수와 최일화 대신 배우 조한철과 김명곤이 2편에 투입된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신과 함께-인과 연’의 글로벌한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신과 함께-죄와 벌’은 개봉 당시 대만에서 역대 아시아 영화 흥행 1위, 홍콩에서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또 북미, 호주, 싱가포르, 베트남 등 주요 국가들에서 흥행몰이를 했다. ‘신과 함께-인과 연’ 역시 전 세계 100개국이 국내와 동시 또는 8월 내 개봉을 예정 중이다.

강동원 주연의 워너브러더스 투자배급작품 ‘인랑’ 역시 7월 말 개봉을 확정했다. 개봉 시기를 두고 여러 논의를 거친 뒤 여름 시장을 공략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인랑’은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됐다.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다. 강동원과 ‘놈놈놈’(2008년), ‘밀정’(2016년)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제 71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부문에서 먼저 상영된 윤종빈 감독의 신작 ‘공작’도 8월 개봉으로 가닥을 잡았다.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등이 출연한 ‘공작’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고(故) 김대중 당시 대선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흑금성(본명 박채서 씨)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현재 남북한의 화해 기류가 감돌고 있는 가운데 정세를 반영한 ‘공작’이 흥행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여름 시장을 맞아 한국 ‘텐트폴 영화’가 쏟아지면서 개봉 시기를 조율한 작품도 있다. ‘내부자들’(2015년)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자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은 겨울로 개봉을 연기했다. 당초 여름 개봉을 검토 중이었으나 흥행이 보장된 작품들이 수 없이 쏟아지자 눈치싸움 끝에 개봉 시기를 미뤘다는 분석이다. ‘마약왕’은 1970년대 마약으로 이름을 떨친 이두삼의 이야기를 다룬다. 송강호 외에도 조정석, 배두나가 힘을 보탰다.

‘공조’로 히트 친 현빈과 김성훈 감독이 만난 ‘창궐’ 역시 여름 개봉을 두고 고민 중이다. 국내에서 유독 사랑받는 마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가 7월 4일 개봉을 확정했고, 8월 ‘신과 함께-인과 연’이 간판을 걸며 스크린 수 확보에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궐’은 야귀(夜鬼)의 창궐을 막고 조선을 구하는 내용을 담은 액션사극이다. 현빈, 장동건, 조우진, 김의서 등이 출연했다.

한국영화와 경쟁하는 외화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톰 크루즈 주연의 스테디셀러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 역시 ‘앤트맨과 와스프’와 마찬가지로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편당 제작비 100억 원이 훌쩍 넘는 쟁쟁한 한국영화와 외화가 포진한 가운데 흥행의 승자는 어떤 작품이 될지 관심사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및 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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