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고영훈] 최근 카드사들이 자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철학이 담긴 일명 '사장님 카드'로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 카드들은 높은 발급율을 기록하며 실적이 악화된 카드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야심차게 딥드림 카드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카드는 임 사장의 상생의 경영철학을 담았으며 지난 2월 출시 5개월만에 100만좌를 돌파하고, 최근 170만좌를 넘어서며 사장님 카드 중 발급 실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한카드 '딥드림카드'와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신한 딥드림카드'는 연회비가 국내 8,000원, 해외 1만원이며, 체크카드는 없다. 전월 이용 실적에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최대 0.8% 기본 적립이 가능하며, 고객들의 성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제공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이 많이 쓰는 가맹점 업종에 대해선 적립율을 높였다"며 "해당월 할인점, 편의점, 이동통신 등 가맹점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쓴 업종은 최대 3.5배의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오토셀렉션 기능이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딥드림카드는 사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사용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주말 전 주유소 할인 서비스, 3·6·9 택시 할인 서비스 등 특별한 혜택으로 차별화를 꾀해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었다.

우리카드도 정원재 사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카드의 정석 POINT'가 출시 두 달 만에 30만좌를 돌파했다. 카드의 정석은 업계 최고 수준인 0.8%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전월 실적 30만원 이용 시 한도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적립이 가능하다. 생활밀착 업종인 이동통신, 대중교통, 전기차 충전은 5%, 커피, 영화는 3%, 백화점, 대형할인점, 온라인쇼핑, 주유, 해외매출은 1% 등 10개 특별 업종에서 이용금액의 최대 5%가 적립된다. 정 사장은 주력카드들을 통해 지난해 기준 8.5%인 시장점유율을 연말까지 1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 역시 김창권 사장의 경영철학을 담은 'I’m(아임) 시리즈'를 선보였다. 김 사장의 '나다운 카드를 만들겠다'는 철학을 담았다. 롯데카드의 7년 만의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가 적용되며 정체성 구축을 위한 상품들로 볼 수 있다.

시리즈는 5종으로 추가 출시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달 실적과 조건에 상관 없이 모든 가맹점 0.7% 할인, 10만원 이상 결제 시 1.4%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I’m WONDERFUL(아임 원더풀)'을 필두로 모든 음식점 5% 할인, 점심시간 커피 30% 할인 등 직장인을 위한 주중·주말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I’m CHEERFUL(아임치어풀)', 주말 주유소 리터당 60원 할인, 야간요식·소셜커머스 최대 10% 할인을 담은 'I’m JOYFUL(아임조이풀)'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강력한 포인트나 할인은 기본이며 기존 대동소이한 서비스에서 탈피해 특화된 혜택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표의 경영철학가 연계한 신뢰감도 고객들에게 통했다. 카드 가맹정 수수료 이슈 등의 악재로 의기소침해진 카드업계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특화서비스가 잘 돼 있다는 것이 인기 이유"이며 "사장들의 이름을 건 만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카드로 고객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상품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카드 혜택도 좋아 장기적인 수익성에 대해선 정확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고영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