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영화 ‘독전’ 속 가장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는 보령(진서연)이다. 기존의 범죄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캐릭터를 구축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진서연은 최근 가장 핫한 배우로 꼽힌다. 걸크러쉬 캐릭터만큼이나 실제 성격 역시 시원시원하고 화끈했다. 예뻐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는 진서연은 “실제로도 겁이 없는 편이다. 액션에 꼭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독전’ 속 보령 역은 원래 주근깨가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다고.

“故김주혁 선배가 연기한 진하림은 원래 기미와 홍조가 있는 캐릭터였다. 보령은 원래 화장기만 없는 피부로 가자고 했는데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지저분하고 못생겨 보였으면 했다. 기미와 홍조 분장을 하는 게 어땠냐고 감독님에게 제안했고 OK를 받았다.”

-영화 속 근육질 몸매 역시 보령의 성격만큼이나 위협적이었다.

“하루 4시간 씩 운동했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유산소 2시간, 근력 2시간 씩 했다. 이소룡식 근육을 만들고자 했다. 영화 속 진하림-보령 커플은 삼성과 맞먹는 아시아 최대 제조업자다. 당연히 최상위의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사해본 결과 ‘부자 약쟁이’들의 특징이 몸 관리를 엄청 한다는 걸 알았다. 항상 근육이 갈라져있다. 최은주 배우를 보디빌더로 만든 양치승 관장님에게 운동을 직접 배웠다. 실제 선수가 운동하듯이 했다.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독전’을 하기까지 3년 정도 공백기가 있었는데 뭘 하며 지냈나.

“매니저가 딱히 없기도 했다. 나름대로 요가에 빠져서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 영화를 보기도 하고 책을 많이 읽었다. 사람들은 촬영 안 할 때 논 줄 아는데 엄청 바빴다.(웃음) 나를 케어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일은 계속 하고 싶었다. 내일 당장이라도 촬영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게 힘들었다.”

-대중에게 노출된 사생활 정보가 거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식당이나 옷도 알리기를 싫어한다. 그럼 다른 사람들도 다 알게 되지 않나. 좋아하는 뮤지션과 영화도 비밀이다. SNS에도 음식점 태그를 달지 않는다. 프로필에도 나이를 적지 않는데 이건 내가 정착된 배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를 캐스팅하는 분들이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나이를 넣지 않았다. 그냥 나를 나로서 봐주셨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워낙 보령 역이 세다 보니 차기작 캐릭터에 부담을 느끼지 않나.

“부담 같은 건 전혀 없다. 내 자신의 모습을 잘 알고 있다. 난 로맨틱 코미디에 강하다고 생각한다. ‘또 오해영’의 못생긴 오해영을 잘 할 자신이 있다. 범죄스릴러도 너무 좋다. 몸을 쓰는 걸 워낙 좋아한다. 김옥빈의 ‘악녀’ 같은 연기도 잘 할 자신이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주인공이 아니고 비중이 적은 캐릭터라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거라면 다 하고싶다. 사실 한국사회에서 여배우에게 바라는 도덕적인 모습이 있지 않나. 연기자가 처음 됐을 때도 그 지점에서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도덕적으로 법은 지키지만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대중이 바라는 여성적인 틀을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독전’에서 조금이나마 이룬 것 같아 통쾌하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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