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국내 완성차 메이커가 브랜드 확산을 위해 수입 판매하는 OEM 차량이 저렴한 가격과 높은 개성으로 입지를 넓혀가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한 A/S(사후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지엠 등 OEM수입차 판매사들은 오랜 노하우를 통해 서비스에 필요한 부품은 충분히 확보했다며 추후 수리 비용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실 수요자들은 A/S 불안정성 등으로 우려감을 드러내는 것도 현실이다.

쉐보레 이쿼녹스는 올해 보험개발원의 등급 평가를 받지 않아 GM의 평균인 6등급을 적용받는다. 한국지엠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SUV 라인업을 OEM 수입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달 출시하는 이쿼녹스를 시작으로,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추가로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한국지엠이 지난 달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상위모델을 차지했던 모델이다. 트래버스가 1위, 이쿼녹스가 2위, 콜로라도가 3위를 차지했다.

한국지엠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할 예정인 만큼, 4위를 차지한 콜벳과 5위인 타호도 뒤를 이어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 공장에서는 트랙스와 스파크 등으로 연간 50만대 규모 생산으로 끌어올리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글로벌 모델은 OEM 수입차로 채울 예정”이라며 “국내 생산 부담을 줄이면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르노 브랜드를 출범하면서 OEM 수입차 확대를 본격화했다. 클리오와 트위지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전기 LCV 등을 OEM 수입차인 르노 브랜드로 새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르노 클리오는 보험 등급 10등급으로 수입차와 비교해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국산차와 비교하면 다소 부족한 편이라는 평가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OEM 수입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완성차사가 생산을 위한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는 만큼, 수요가 적은 글로벌 모델을 쉽게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OEM 수입차는 일반적으로 완전 수입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소비자들이 큰 부담없이 글로벌 인기 모델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르노 클리오를 예로 들면, 상위 트림인 인텐스 가격은 2,320만원이다. 유럽 현지 경쟁 모델인 푸조 208(2,590만~2,790만원)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책정됐다.

다만 소비자들은 OEM 수입차가 국산차와 비교해 A/S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 OEM 수입차가 들어오던 초기, 해당 모델들은 A/S에 다소 차별을 받았었다. 쉐보레 카마로ss는 ‘컴플리트 케어’ 서비스에서 제외됐고, 임팔라와 QM3는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 등급을 받았다. 그나마도 일부 부품이 원활하게 수급되지 못하면서 수리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각 사 관계자들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이용해 OEM 수입차도 국산차와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우선 부품 수급 문제는 사실상 완전히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출시 전 예상 판매량에 따라 충분한 수량을 확보했으며, 일부 정밀 부품을 제외하고는 국산차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처음 QM3를 판매할 당시에는 고객들에 다소 불편을 끼쳤지만, 최근에는 국산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QM3에서 쌓은 노하우로 클리오와 트위지 등 OEM 수입차에 대해서는 국산차 수준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쿼녹스 출시를 결정한 직후 이미 예상 판매량을 계산해 충분한 부품을 수급한 상태”라며 “일부 정밀 부품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질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국산차와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르노삼성 QM3는 출시 초기 수입차 등급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8등급으로 동급 수입차 대비 월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르노삼성차 제공

서비스 인력 훈련도 끝마친 상태다. 르노삼성은 클리오 출시 직전 전국의 서비스 인력들을 부산공장에 불러모아 2~3달 가량 교육을 진행했다. 한국지엠도 역시 모든 인력에 비슷한 정비 교육을 실시해서 국산차와 똑같은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수리 비용이다. OEM 수입차는 부품도 전량 수입해오는 만큼 단가가 국산 부품보다는 다소 비쌀 수밖에 없다.

이는 보험개발원이 발표하는 차량 평가등급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수리비와 수리 편의 및 사고율 등을 고려해 산출하는 이 등급은 1~26등급으로 분류되며, 숫자가 클수록 수리 비용이 적음을 의미한다.

르노 클리오는 최근 테스트를 받아 10등급의 성적을 받았다. QM3(8등급)보다는 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동급 모델인 엑센트(16등급)보다는 부족하다.

쉐보레 이쿼녹스는 올해까지 6등급을 적용받게 됐다. 내년께 사고율과 수리비용 등을 종합해 새로운 등급을 받게될 예정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쿼녹스는 아직 보험개발원에 별도 평가를 받지 않아서 GM 수입차 평균 등급을 적용받는다”며 “수준 높은 안전사양을 기본 탑재했을뿐 아니라 부품 공급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내년에는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OEM 수입차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A/S부문의 완전 보증에 대한 판매사들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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