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이행률 100%…올해 수주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것

[한스경제 이성노]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올해 중 4년 만에 신규 채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계가 일감부족으로 유휴인력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은 활발한 수주로 인해 오히려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11일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영 상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정 사장은 11일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신규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기와 규모에 대해선 아직 내부에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올해는 꼭 채용을 실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 역시 "시기와 인원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소규모로 진행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채용된 인원은 내년에 입사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관리를 받기 시작한 2015년부터 소수의 신규채용도 진행하지 않아 최근 4년 동안 신규 입사자가 단 1명도 없었다.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으로 인해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행보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유휴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잇단 수주로 오히려 인력이 부족해진 대우조선해양이 4년 만에 '인력 수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금년에도 100% 가동하고 있다"며 물량부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9년 인도 기준으로 볼 때 물량은 100% 차 있고, 올해 말까지 수주 활동을 이어간다면 2021년 상반기까지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인 '포시도니아'와 현대상선으로부터 수주를 계약을 이끌어냈다. 포시도니아에선 선박 3척, 약 3.7억 달러(약 3976억원)를, 현대상선으로부터는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7척 계약을 따내며 올해 수주 목표액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정성립(가운데) 사장이 이근모 부사장 (오른쪽), 조욱성 부사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성노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5월까지 완료된 계약 규모 30억달러를 포함해 포스도니아, 현대상선 계약건(14억달러)까지 포함하면 약 44억 달러로 올해 수주 목표액인 73억달러에 약 60%를 달성했다. 하반기에도 일반 상선에서 16억달러, 특수선 10억달러 추가 수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올해 수주 목표액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이란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계약 규모가 큰 해양 사업에서도 수주가 이루어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상선은 모두 25척으로 LNGC(액화천연가스 수송선)이 9척,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이 15척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LNGC 평균 선가(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기준)는 180만달러, VLCC는 87만달러다. 나머지 한 건은 특수선 창정비 사업 수주다.

정 사장은 "인력이 조금은 모자란 상황으로 유휴인력을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자구계획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아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3분기에는 자구계획에 따라 인력소요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채권단 관리 이후 진행되고 있는 자구이행 역시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동안 자구계획에 따라 5조8,000억원을 절감하겠다고 채권단에 제시했다. 일부에선 경쟁사와 비교해 자구계획 이행이 늦다고 지적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자구계획 목표(2조7,000억원)보다 1,000억원 더 절감했다는 게 정 사장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까지 자구계획은 100% 달성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는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서 정 사장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은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투명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평가하면서 회사 투명성을 확보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을 다짐했다. 그는 "채권단 관리 이후 내부적으로도 투명성 향상을 위한 작업을 엄격하게 실행하고 있고, 외부 컨설팅도 받고 있다"며 "회계 분야 전산화, 직원 윤리의식 강조, 비리직원 민형사 책임 강화 등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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