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엎드린 자세로 책·텔레비전 보지 말아야
목 스트레칭·올바른 자세 도움
신준재 교수/사진제공=상계백병원

[한스경제 김지영] #강모씨는 바쁜 회사일 탓에 최근 부쩍 피로감을 느낀다. 특히 목 뒤와 팔·다리가 뻣뻣해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 젓가락질조차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강씨는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졌고, 이후 팔다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병원을 방문한 강씨의 진단명은 '후종인대 골화증'이었다.

강씨처럼 목 통증과 함께 손발이 저리거나 예전보다 걸음걸이가 둔해지면 목 디스크나 뇌졸중을 의심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후종인대 골화증일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경추 뒤에 붙어있는 기다란 인대인 후종인대가 석회화돼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후종인대 뒤에는 척수가 있는데, 후종인대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 척수를 압박해 여러 신경학적 증세가 나타난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국내 유병률은 과거 1% 남짓이었지만 최근 2~3%로 증가했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2배 많으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유전적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 디스크와 증상 비슷…‘착각 안돼요!’

후종인대 골화증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뒷목의 뻣뻣함과 압박감을 호소한다. 하지만 병이 깊어지면 신경이 압박돼 손발 저림, 감각 및 근력 저하, 보행장애, 배뇨·배변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해지면 손발의 힘이 약해져 젓가락이나 물컵을 쥐는 일상 행동도 잘하지 못하게 된다.

신준재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증상이 심해져 손발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면 파킨슨병이나 뇌졸중, 손목이 뻐근하면 손목터널증후군, 목뒤 통증이 심하면 어깨 통증이라고 생각해 회전근개파열이나 목 디스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며 “혼동할 수 있는 질환이 많으므로 증상에 따라 전문의 상담 후 신중하게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행·운동장애 발생 시 수술 받아야

후종인대 골화증 환자는 증상이 없거나 척수 압박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소염진통제 등 약물 투여, 물리 치료 같은 비수술 치료를 활용한다.

비수술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척수 압박 증상이 악화돼 보행·운동장애가 있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신 교수는 “수술 선택은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평소 후종인대 골화증 증상이 있는데 뼈가 부러진 적이 없다면 관련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생활 습관 교정, 예방의 시작

후종인대 골화증은 일종의 퇴행성 질환이므로 평소 생활 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목을 너무 많이 움직이거나 무거운 헬멧 등의 모자를 쓰는 등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자주 하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자세를 올바르게 해 척추에 무리를 덜 가하면 후종인대 골화증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학업이나 업무 때문에 일정한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할 때는 목을 자주 풀어주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엎드려서 책을 보거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높은 베개를 베거나 소파에 장시간 누워있는 것도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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