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요율 총 26등급, 낮을 수록 보험료 비싸

[한스경제 김재웅] 쉐보레 이쿼녹스가 자동차 보험 가입시 6등급 요율을 적용받는다.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험개발원의 평가를 받지 않은 탓에 GM 수입차 표준치가 설정됐다. 한국지엠은 이쿼녹스에 국산차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실제 사고율과 수리비 등을 반영하는 내년부터는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 이쿼녹스는 보험요율 6등급을 적용받게 됐다.

쉐보레 이쿼녹스는 보험개발원 평가를 받지 않은 탓에 GM의 수입차 표준치인 보험요율 6등급을 적용받는다. 한국지엠 제공

보험요율 6등급은 26등급 중 최저 수준이다. 경쟁모델인 르노삼성 QM6는 20등급, 현대차 신형 싼타페와 투싼도 19등급이다. 등급이 낮은 만큼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한다.

보험요율 등급은 일종의 차종별 보험료 기준이다. 보험개발원이 산하단체인 자동차기술연구소와 테스트를 통해 산출해낸다. 등급이 높을 수록 차량의 저속 충돌시 손상성·수리성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한국지엠은 이쿼녹스가 보험개발원에 테스트를 받지 않아 이같은 등급을 적용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따로 등급 평가를 받지 않은 수입차에 대해서는 브랜드별 평균치를 적용한다. 올해 GM의 수입차 평균은 6등급으로, 작년보다 2단계 상향 조정됐다.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이 이쿼녹스 테스트를 받지 않은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요율등급 테스트를 받는 데에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가, 테스트 차량을 제외하고는 요구 사항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테스트를 받은 차량은 통상적으로 평균치보다 높은 등급을 받아왔던 상황, 한국지엠이 소비자 배려에 안이했다는 비판도 우려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판매사 의지에 따라 테스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특별한 조건이나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데다가, 통상적으로 테스트를 받은 차종에 대해서는 평균치보다 높은 등급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굳이 테스트를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 QM3는 수입 초기 낮은 보험요율 등급을 적용받았지만, 최근 들어 8등급까지 올라선 상태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실제로 르노삼성 클리오는 출시 전 미리 테스트를 받아 10등급을 받는데 성공했다. 국산차 수준이다. 차량 안정성 뿐 아니라 QM3에서 쌓은 서비스 노하우로 수리비를 최소화한 노력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지엠이 90일에 달하는 테스트 기간에 부담을 가졌을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한국지엠이 정상화 작업을 시작한 때는 지난 4월 말, 보험등급 테스트를 거치려면 이쿼녹스 출시 시기를 8월 이후로 미뤄야만 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등급 평가는 수시로 진행되지만 90일 정도 시간 소요는 불가피하다"며 "등급 평가는 법적으로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인 만큼, 경영 전략에 따라 참가 여부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쿼녹스의 사고나 수리 이력이 전무한 만큼, 한국지엠이 보험개발원 평가를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차량이 운행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본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클리오를 출시 전 보험개발원 평가를 받아 보험요율 10등급을 획득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 QM3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3년 출시 당시에는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꾸준히 보험 등급을 조정하면서 올해 8등급까지 올라선 상태다. 동급인 쉐보레 트랙스(13등급)나 현대차 코나(19등급) 등보다는 낮지만, 1~3등급의 동급 수입차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쿼녹스는 이미 미국 신차 평가 프로그램 안전성 종합평가 부문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은 모델”이라며 “수리 편의와 비용 등 문제도 국산차 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만큼, 조만간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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