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거래소 수난시대...해킹에서 수사까지 '산 넘어 산'
가상통화 거래소 수난시대...해킹에서 수사까지 '산 넘어 산'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06.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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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수수료에 초법 운영 논란까지…거래소, ‘공공의 적’ 전락하나

[한스경제 허지은] 가상통화(가상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높은 수수료에 초법적 운영 논란으로 투자자와 해커, 수사당국 사이 가상통화 거래소가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7위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레일(Coinrail)은 해킹으로 보유하고 있던 가상통화 수백억원 어치를 도난 당했다. 피해 코인 종류는 펀디엑스(NPXS), 에스톤(ATX), 엔퍼(NPER) 등 9종이며 이중 36억개 가량이 40분에 걸쳐 해커들에 의해 인출됐다. 코인레일은 해킹 직후 모든 거래를 중단하고 서버 점검을 진행 중이다.

가상통화 거래소 해킹 규모는 최근 3년간 매년 3배씩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코인레일의 피해 추정 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거래소 유빗 해킹 사건(약 172억원)보다 3배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유빗에 앞선 2016년 4월에는 유빗의 전신인 야피존이 약 50억원의 피해를 입은 점을 감안하면 국내 해킹 규모는 3년 새 8배, 매년 3배씩 커져 온 셈이다.

무대를 해외로 넓히면 해킹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올 1월 일본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체크(Coincheck)는 해킹으로 무려 5800억원 어치의 가상통화를 도난 당했다. 지난해 해킹 피해를 입은 유빗은 거래소 최초로 파산을 선언하며 해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가상통화 거래소의 약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해킹에서 과잉 수수료, 초법적 운영 논란까지 가상통화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출처=pxhere
해킹에서 과잉 수수료, 초법적 운영 논란까지 가상통화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출처=pxhere

해커-투자자-수사당국 사이…‘미운 오리’ 전락한 거래소

가상통화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은 올해 들어 점점 커지고 있다. 해킹 뿐 아니라 높은 수수료에 초법적 운영 논란이 더해지면서 해커와 투자자, 수사당국 사이 가상통화 거래소가 공공의 적이자 ‘미운 오리’로 전락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가상통화 거래소를 향한 수사 당국의 칼날은 그만큼 예리해지는 중이다. 지난 7일 경찰은 국내 3위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원(Coinone)의 마진거래 서비스를 도박 혐의로 결론 내려 경찰에 송치했다. 마진거래란 일정 금액을 담보로 미래의 가격을 예측해 공매수·공매도할 수 있는 거래 방식이다. 경찰은 미래의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거는 마진 거래의 방식이 사실상 도박에 해당한다고 봤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Upbit)가 사기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실제 보유한 코인없이 전산 상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이른바 ‘장부상 거래’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선 4월에도 중견 거래소 코인네스트(Coinnest), HTS코인, 코미드 등 거래소 세 곳이 같은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국내 2위 거래소 빗썸(Bithumb)은 지난달 신규 가상통화 팝체인의 기습 상장을 발표했다가 투자자의 반대로 철회했다. 팝체인은 단 3명이 전체 발행량의 과반수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거래소가 일부 코인의 가격 펌핑을 위해 상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앞서 2월에도 빗썸은 해킹 사건 관련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상통화 거래소의 주 고객인 투자자들의 시선마저 곱지 않다. 거래소의 주된 수익원은 고객이 거래를 할 때 챙기는 수수료인데, 수수료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매도와 매수 시 두 번에 걸쳐 수수료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수수료 구조를 등에 업고 지난해 빗썸과 업비트는 각각 4272억원, 10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가상통화 투자자 A씨는 “해외 거래소에 비해 국내 거래소의 수수료는 비싼 편이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거래소 수수료도 0.05%인데 국내 거래소에서는 쿠폰을 구입하지 않으면 수수료 우대를 해주지 않는다”면서 “특히 신규 회원의 경우 수수료가 더 비싸지는 경우가 많아 초보 투자자들의 등골을 빼먹는다는 기분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악재따라 가상통화 가격 ‘휘청’…길어지는 시장 침체기

거래소 악재가 늘어나는 만큼 가상통화 가격도 맥을 못 추리고 있다. 지난 12일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758만대에서 거래됐다. 전날 코인레일 해킹 여파에 800만원 밑으로 추락한 뒤 아직 회복하지 못 하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도 업비트 압수수색 직후 1000만원 위로 올라섰던 비트코인은 하루만에 891만원까지 밀렸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사정도 녹록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4개의 거래소를 대상으로 가격 조작에 관한 소환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최근의 가격 하락세는 코인레일 해킹 소식에 CFTC의 소환조사에 대한 뒤늦은 대응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일부 거래소를 중심으로 해킹이나 횡령 등 논란이 생기면서 거래소 전체를 향한 시선도 곱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면서 “당국의 규제가 강해지고 자격미달 거래소가 걸러진다면 이 같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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