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법원, 포괄적금지명령 내려...사측, 무리한 마케팅으로 유동성 위기 추정
기업회생(법정관리)은 불운을 끊으려는 용기입니다.
나아가 새 출발을 다지는 결의입니다. 도산은 경영자 자신의 잘못과 실수가 항상 원인은 아닙니다. 불운이 더 큰 원인입니다. 원료 공급루트가 막히거나, 판매망이 무너질 때, 잠깐 한눈 판 사이 경쟁자가 앞서는 순간, 소비자의 냉랭한 눈길 너머에 도산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업가가 회생을 신청하는 것은 이런 위기에서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굳혔을 때입니다. 개시결정을 받는 순간은 채권자들도 기업의 재기를 응원한다는 뜻입니다. 이들 기업의 회생을 응원합니다.

[한스경제 양인정]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MMORPG(다중동시접속역활수행게임) ‘로스트테일’을 선보였던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업체 ‘넥스트무브’(대표 정호영)가 유동성 위기로 회생신청을 통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13일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게임업체 넥스트무브가 회생절차를 개시해 달라는 신청서를 받고, 이어 회사 채권자를 상대로 포괄금지명령을 내렸다.

서울회생법원 제 13부(재판장 이진웅)은 넥스트무브의 담보채권자와 일반채권자에 대해 “넥스트무브 자산에 대해 일체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강제경매를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포괄금지명령으로 넥스트무브의 채권자는 채권회수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됐다.

네스트무브는 주로 중국 제작 모바일게임의 한국 시장 출시를 돕는 업체다.(웹퍼블리셔)

넥스트무브는 지난해 1월 중국의 WanXin이 제작한 게임 ‘로스트테일’에 퍼블리싱과 마케팅을 전담했다. 그러나 중국 제작사의 저작권 분쟁으로 인해 5개월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넥스트무브의 몫으로 돌아갔다. 넥스트무브는 유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3개월간 게임캐쉬와 아이템을 무상으로 배포하며 게임을 유지, 운영했지만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넥스트무브는 지난 2월 ‘트와이스’를 출연시킨 웹 예능 프로그램으로 웹 예능 상위권을 차지하기는 경영개선에 새로운 전환을 맞는 듯했다.

출시한 게임들이 연이어 실패한 넥스트 무브가 결국 회생신청에 돌입했다. 사진=넥스트무브 홈페이지 갭쳐

게임업계는 증가하는 중국 모바일 게임의 국내 출시율을 감안하면 넥스트무브의 회생신청이 과다한 마케팅 비용 지출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보고 있다. 일부 야심 차게 추진된 게임들이 중국 제작사의 저작권 분쟁 등에 휘말려 말목이 잡힌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넥스트무브는 투자자와 거래처, 금융회사 등 모두 33곳의 채권단을 상대로 회생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의 구체적인 채무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넥스트무브 한 핵심 관계자는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채권자들과 유저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3년 동안 게임 퍼블리싱 영역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기술력과 마케팅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 모바일 게임의 국내 출시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업황이 긍정적”이라며 “회사는 채권자들에게 최대한 만족할 만한 회생계획안을 수립하고 동의를 구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넥스트무브가 제공한 웹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 4월 3일 발표한 ‘2017년 국내 중국 모바일 게임 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구글 플레이>에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 게임 수는 총 136개로 전년 대비 19% 늘어났다.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랭킹 TOP 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수는 2016년 11개에서 2017년에는 16개로 증가했으며, 이들 게임의 연간 총매출액은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게임별 연평균 매출액도 102억원에서 122억원으로 20% 가량 상승했다.

회사는 이 같은 게임 업황과 기술력 등을 감안하면 계속기업가치 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오는 18일 대표자를 출석시켜 회사의 자산과 부채,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심문할 예정이다. 모바일 및 영상 컨텐츠 등 저작권이 주요 자산이다.

법원이 대표자 심문 이후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면 회사는 본격적인 법정관리 체제로 운영된다. 회사의 향후 모든 지출과 중요 경영 결정은 법원이 통제한다.

넥스트무브는 2014년 RPG게임 ‘여우비’로 10만명, 2016년 MMORPG 게임 ‘HEAEN’으로 40만명의 사전등록인원을 기록했다. 2016년 일본 유명모델 시노자키아이를 내세워 출시한 ‘아케론’은 GPLAY 인기순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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