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정해인은 매일 밤 자기 전 ‘오늘 꿈을 이뤘는지’ 체크한다. JTBC 종영극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통해 대세로 떠올라 인기에 휘둘릴 법도 한데 일상 속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길 줄 알았다. 최근 백상예술대상에서 센터 논란으로 비난을 받은 탓일까. “스스로를 돌아봤다”며  “하루 하루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예쁜누나’를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다는 정해인. 안판석 PD에 놀란 점부터 절친 이종석의 반응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안판석 PD와 작업한 소감은.
“시청자들이 ‘진아 준희 커플을 훔쳐보는 느낌이 든다’고 하지 않았냐. 감독님이 의도한 연출이었다. 배우들한테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 신경 쓰지 말고 연기하라’고 했다. 5분짜리 신은 촬영 시간도 5분이다. 감독님이 머릿속으로 전체 그림을 그리고 자체 편집을 하는 것 같다. 카메라 세팅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고 리허설도 별로 안 했다. 그만큼 배우들은 신을 완벽하게 숙지해야 했다. 거의 다 원테이크 롱신이니까 대본을 많이 분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12시간 넘게 촬영 한 적도 거의 없다. 잠 잘 거 다 자고 밥 먹을 거 다 먹으면서 하루 7~8시간 촬영했다. 안판석 사단이 생길 수 밖 에 없는 것 같다. 현장에서 소리 지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감독님이 스태프 한 명 한 명 이름 다 외우고 나 역시 존중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종석, 신재하 등 주변 반응은 어땠나.
“종석이랑 재하가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건강 잘 챙기면서 촬영하라’고 응원해줬다. 드라마를 안 보는 친구들이 ‘예쁜누나’를 챙겨 봐서 놀랐다. 나 때문에 본 거 같진 않다. 100% 예진 누나를 보려고 본 것 아닐까(웃음). 어머니가 감사한 분들에 식사 대접했는데 내 카드로 계산했다. 가족 식사하면 항상 부모님이 계산했는데, 최근에 ‘내가 계산 할게’ 했더니 ‘그래라~잘 먹었다’면서 쓱 빠지더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행복하다.”
 
-백상예술대상에서 태도 논란이 일었는데.
“스스로 돌아보게 됐다. 주변을 좀 더 살피고 귀 기울이면서 조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를 사랑해주는 분들에게 나 또한 존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어떻게 모든 사람들한테 사랑 받을 수 있겠냐. 악플에 대하 무서움, 공포는 항상 있지만 존중한다. 눈 닫고 귀 닫고 살면 안 되지 않냐. 그들의 의사표현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계속 부딪히면서 해결해가려고 한다. 항상 겸손하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면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게 답 아닐까. 평생 노력할거다.”

 
-멜로 이미지 한정되는데 대한 걱정은 없나.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데 멜로 장르만 들어오지 않았다. 영호, 드라마 한정 짓지 않고 장르도 다양하게 열어 놓고 보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접하고 싶다. 시나리오를 많이 읽고 보는 눈도 키워야 하지 않을까. 빨리 차기작을 결정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교복은 이제 끝난 것 같다(웃음). 서른 한 살인데 어떻게 열 살 넘게 어린 고등학생을 연기하겠냐. ‘슬기로운 감빵생활’ 때는 유대위를 좋아하는 남성 팬도 많았다. 지금은 여성 팬이 많지만, 남성 팬들의 사랑도 받고 싶다. 작품으로 보여줄 거다.”
 
-‘예쁜누나’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정말 행복하게 촬영해서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 된다. 개인적으로 5년, 10년, 20년 지나서도 다시 찾아보고 싶은 작품이다. OST인 ‘썸띵 인 더 레인’(Something In The Rain), ‘라라라’(La La La), ‘스탠드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 등을 들었을 때 2018년 봄이 생각날 것 같다. 사실 ‘예쁜누나’ 전에 연이어 작품을 해 건강상의 이유로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 작품을 통해 치유 받았다. 이렇게 행복하게 일해본 것도 처음이다.”
 
-정해인에게 소확행은.
“일상생활 속 사소함이 주는 행복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촬영 끝나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맥주 한 캔 따서 마실 때 정말 행복하지 않냐. 큰 행복은 아니지만 이런 사소한 행복을 놓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오늘 하루가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하루하루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오늘 하루 고되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매일 일기를 쓰고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오늘 꿈을 이뤘는지’ 체크한다. 지금 인터뷰하는 순간도 정말 행복하다. 내 얘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거니까.”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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