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시즌 K리그 하위권 부진 속 죽음의 조 뚫고 亞챔스 16강
▲ FC서울의 오스마르(가운데)가 5일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가시마와의 경기에서 후반 6분 역전 골을 성공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가시마(일본)=연합뉴스

“지금은 서울의 본 모습이 아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최용수(42) FC서울 감독이 약속을 지켰다. 서울은 5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H조 최종 6차전에서 3-2로 이기고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던 서울에는 단비 같은 일이다. 서울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7일 현재 2승3무4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개막 두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원 삼성과의 지난달 개막 첫 슈퍼매치에서는 1-5로 대패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썼다. 가시마전 이전 K리그에서도 3경기 연속 무승을 작성했다. 심각한 골 기근과 함께 큰 기대를 걸었던 박주영(30) 복귀의 효력도 큰 힘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간절했다. K리그 클래식의 수원 삼성과 성남 FC가 ACL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에서 서울이 실패한다면 팀이 더 침체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FA컵과 정규리그까지 소화해야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최 감독이 “잡아야 하는 경기는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은 이날 경기에서도 초반 가시마에 선제골을 허용한 뒤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2로 팽팽하게 이어진 경기 막판까지 악착같이 매달렸다. 결국 서울의 특급 용병 몰리나(34ㆍ콜롬비아)가 팀을 탈락 위기에서 구해냈다.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몰리나는 후반 추가 시간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터닝 슛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K리그에서는 골 가뭄에 시달렸지만 이날은 3-2 ‘펠레 스코어’를 작성하며 오랜만에 다섯 골을 주고 받는 난타전을 벌였다.

이제는 ACL에서 보여준 ‘서울 DNA’를 K리그에서 보여줄 차례다. 서울은 오는 10일 리그 11위인 부산 아이파크와 맞대결을 펼친다. ACL 16강 진출 기적을 이룬 만큼 여세를 몰아 ‘슬로 스타터’ 딱지를 뗄 수 있는 타이밍이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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