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그룹 워너원이 미국 공연을 약 20일 남기고 "연출상의 이유"로 공연장을 돌연 변경한 이후 금전적·심리적 피해를 입었다는 팬들이 속출하고 있다. 워너원 측은 피해를 입은 관객들에 대해 개별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워너원의 월드투어를 담당하고 있는 CJ E&M 관계자는 한국스포츠경제에 "미국 공연의 경우 공연장 변경으로 인한 재예매 과정에서 일부 팬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다양한 건이 접수되고 있어서 개별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에 대한 조치 자체가 공연사 측으로 문제제기를 한 개별 건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전체적인 피해액은 추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및 신규 예매자들은 이번 워너원 미국 투어 공연과 관련해 여러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공연 주최측은 "현재 공연 대행사 측으로 접수된 항의는 10여 건 정도다. 이 건들에 대해 각기 필요한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VIP 티켓을 기존에 구매했으나 재예약을 못 했다든지 배정받아야 할 구역으로 배정을 못 받았다든지 하는 피해가 주로 접수됐다"며 "이런 건에 대해서는 좌석을 확인해서 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입장이다. 금전적인 보상은 아니"라고 했다.

공연장 간 거리와 우버 비용(왼쪽), 환불 불가능한 숙소 영수증

관객들이 주장하고 있는 피해는 크게 세 가지다. 공연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장이 변경되면서 호텔, 교통수단 등의 취소 수수료 및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 한 팬은 "공연장이 본래 예약한 곳에서 멀어지면서 렌트카나 우버(택시)를 이용해야 하게 됐다. 달라스 공연장 기준으로 우버를 이용하면 약 3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변경된 공연장의 관객 수용 규모는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5,000석 수준. 티켓이 매진됐다는 가정 하에 모든 관객들이 공연장 이동으로 교통비를 추가 지불할 경우 한 공연당 약 1억5,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교통비 절감을 위해 공연장 근처로 숙소를 옮기려고 해도 이미 취소 기한이 지나 기존에 예약한 숙소에서 숙박비를 돌려받기 어려운 사정이 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어떤 팬은 "공연장 근처 숙소를 잡느라 약 45만 원을 지불했는데 환불이 어렵다고 한다. 답답한 상황"이라면서 자신의 호텔 비용 영수증을 SNS에 게재했다.

워너원 측은 공연장을 바꾸면서 재예매를 진행했다. 기존 예매자들의 좌석은 그대로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팬들은 "바뀌기 전 공연장의 경우 돌출 무대 스탠딩석만 VIP석이었는데 바뀐 공연장의 경우 1층 좌석까지 VIP석이 됐더라"며 "기존 좌석 등급을 보장해 준다는 대행사의 답변을 믿고 티켓팅을 했는데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처음 공연장 자리 배치도를 보냈을 때 좌석 등급에 따른 자리 배치가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자리 배치도를 받지 못 해 티켓팅에 애를 먹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CJ E&M 측은 좌석 등급 이슈를 피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새다. CJ E&M 관계자는 한국스포츠경제에 "(등급 변경으로 인한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기존 예매자의 좌석 등급은 유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 (좌석 등급 변경 등) 보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있어야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좌석 등급에 대해서는 "기존과 최대한 변동이 없는 선에서 좌석 등급을 매긴 것"이라며 "VIP석은 무대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좌석"이라고 강조했다.

공연장이 바뀌면서 변화가 생긴 VIP석.
재예매 시 필요한 엑세스 코드 오류 발생 사례.

CJ E&M에 따르면 공연장 변경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조치는 티켓 구매 오류, 엑세스 코드 발급 오류 등 재예매 과정에서 발생한 것에 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공연 티켓 대행사는 관객들에게 재예매시 사용 가능한 엑세스 코드를 부여했는데, 일부 구매자들이 코드를 받지 못 하거나 작동이 되지 않는 코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카고 공연 경우 워너원의 티켓 대행사인 파워하우스 라이브에서 잘못된 코드를 발송해 관객들이 오랜 시간 티켓 예매를 하지 못 하는 일도 발생했다는 게 관객들의 입장.

한 팬은 "추측이 가능한 공용코드가 일괄적으로 배포됐다는 점도 문제"라며 "이 때문에 코드가 유출됐고, 기존 예매자들이 오류로 티켓을 구입하지 못 하는 시간 동안 제 3자가 들어와 티켓을 구매해 가고 여기에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SNS에서 판매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 리셀링 사이트에서는 원래 20만 원 대인 VIP석 티켓이 120만 원에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CJ E&M 관계자는 "내부 확인 결과 코드가 잘못 전송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했거나 코드 메일이 스팸으로 들어가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코드를 누군가 유추해 기존 VIP석 예매자가 아님에도 VIP석을 예매했다면, 그런 경우에는 개별 사례를 확인해서 취소하고 재예매를 진행하는 식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이 붙은 암표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확인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