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폭스바겐 본사가 벌금 10억유로(한화 약 1조2,787억원)를 낸다. 디젤게이트가 발발한지 3년여만이다.

국내에서는 환경부로부터 319억원을 과징당한 것이 전부, 공정거래위원회와는 벌금 373억원을 둘러싸고 법정 소송 중이다. 소비자 보상도 100만원 쿠폰을 제외하고는 미적지근한 상태다.

EA189 엔진을 품은 7세대 골프. 폭스바겐코리아는 소비자 보상 대신 서비스 센터를 늘리는 등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14일 dpa 통신 등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독일 검찰이 부과한 벌금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성명을 통해 디젤 게이트의 책임을 수용한다며, 벌금 조치를 문제 극복을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폭스바겐은 2015년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로부터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사실이 적발됐다. EA189 엔진을 장착한 1,070만대에 대해서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작년 미국 정부에 28억달러(한화 약 3조원)의 벌금을 물은 바 있다.

하지만 유럽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는 제재를 받지 않거나, 벌금 규모가 작아 논란이 됐다. EU 집행부는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회원국에 벌금을 부과하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그룹에 2015년 소프트웨어 조작 혐의로 141억원, 2016년 서류 조작 혐의로 178억원을 부과했다. 미국과 독일의 조치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공정위가 작년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37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은 곧바로 불복하고 법정 싸움을 택했다. 작년 말에는 검찰이 요하네스 타머 전 사장을 기소했지만, 사실상 독일로 도피하고 조사를 회피하는 상태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 4월 국내 시장 복귀를 선언한 직후, 5월 판매량으로 수입차 브랜드 3위 자리를 되찾았다.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소비자 보상도 차주들에게 제공한 100만원 쿠폰이 전부다. 5,000여명이 참가한 소비자 집단 소송이 진행중이지만, 법적인 한계 때문에 미국 수준의 보상안이 나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낮은 리콜률도 문제다.아우디폭스바겐에 따르면 EA189차량의 리콜률은 지난 10일 기준 50.7%에 불과하다. 작년 2월에 리콜을 시작한 티구안도 62.2%에 머물렀다.

대신 아우디폭스바겐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등 방법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5년 이후 차량 판매를 완전 중단하고서도 2년여간 서비스센터 10곳, 작업대 149대를 늘리고 서비스 편의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14일에는 리콜률을 높이기 위한 신뢰회복프로그램(TBM)을 실시한다고도 밝혔다. 엔진 배출가스 처리 시스템과 관련한 부품 등 문제를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내용으로, EA189 엔진을 탑재한 차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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