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다시 한 번 중국 IT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래차와 중국 시장 2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 2018에서 중국 딥글린트와의 기술협력 파트너십과, 바이두 아폴로 프로젝트 참여 소식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오른쪽)과 자오용 딥글린트 CEO. 현대자동차는 딥글린트와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제공

딥글린트는 중국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이다.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비전기술' 부문에서 중국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바이두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개방형 협력체계 프로젝트다. 파트너사에 자율주행 기술을 소프트웨어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고, 여기에서 나온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을 발전시키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이를 이용해 자율주행과 관련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중국에 적합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딥글린트의 기술로는 자율주행차의 인식률을 높이고,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중국 도로환경에 적합하게 만드는 등이다.

아울러 기아차는 텐센트의 QQ뮤직와 손잡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2017년 바이두와 만든 '두어 OS 오토' 및 '바이두 맵오토' 적용 이후 2번째다.

기아차는 텐센트와 만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2019년부터 현지 모델에 적용할 예정이다. 음성인식을 통한 음악 스트리밍과, 간단한 명령어로 상황에 맞는 음악을 재생하고 환기 등 내부 환경까지 조정해주는 시나리오 음성 제어 기능까지 탑재됐다.

앞서 정 부회장은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실현해왔다.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미국 '현대 크래들'과 국내 '제로원'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미국 시스코와 스타트업 메타에이브 등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 4월 베이징 모터쇼를 방문하면서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따로 만나는 등 신생 IT 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아자동차는 텐센트와 협력해 중국 현지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기아자동차 제공

실제로 현대차는 바이두뿐 아니라 중국 2대 통신사인 '차이나 유니콤'과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협력 중이며, 작년 9월에는 중국 구이저우성에 빅데이터 센터 문을 열고 커넥티드카를 개발 중이다.

또 올해 말에는 중국 베이징에 혁신 거점인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하고 현지 스타트업 육성과 협력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도 행사장을 둘러보고 기자들에게 "많이 발전할 것 같다"며 중국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중국 IT 기업과의 협력 노력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작년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곤두박질 쳤다. 올해에는 차츰 회복 중이지만 아직 2016년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 부회장이 중국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현지 모델 상품성 제고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기아자동차가 중국에 처음으로 공개한 니로EV 선행 콘셉트카. 기아자동차 제공

정 부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열정적 기업과 기술혁신에 개방적인 고객들에 힘입어 미국 실리콘 밸리와 함께 모빌리티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만족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CES 아시아 2018에서 '미래수소사회'를 주제로 수소전기차 넥쏘를 중국에 소개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처음 니로 EV 선행 콘셉트카를 선보이고 기아차의 앞선 친환경·커넥티드 기술을 확인시켰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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