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손예진은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5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지만 30대 중반의 여성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JTBC 종영극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가 인기를 끈 비결이 아닐까. 네 살 연하의 정해인과 실제 연인 같은 케미로 호평 받았다. 정말 궁금해서 ‘정해인씨랑 진짜 사귀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안 사귄다”며 “(사귀자고 하면?) 진짜 모르겠다”고 환하게 웃는 손예진. 내 연기의 8할은 상대배우라며 “해인이는 서준희 그 자체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5년 만에 복귀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제주도에서 마지막 촬영을 하고 돌아오는데 너무 허전하더라. 마지막 회 다 같이 보고 종파티 때도 엉엉 울었다. 3개월 반을 촬영했는데, 5년 만에 한 드라마라서 그런지 영화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비현실적인 얘기가 아니라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여러 부분에서 공감 돼 감정이입을 많이 했다. 심지어 공차장의 뒷모습까지 짠하면서 모든 게 감정이입 되더라. 스태프까지 이 드라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느껴졌다.”
 
-작품 선택 기준은.
“상대 배우가 정말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내 연기에서 상대배우가 8할을 차지한다. 내가 아무리 그 역할에 빠져서 잘하려고 해도, 서로 합이 잘 맞아야 되지 않냐. 영화처럼 2시간 안에 모두 보여 지는 게 아니라 다음 회가 궁금해야 하고 16부까지 같이 이끌어가야 하니까. ‘개인의 취향’(2010)에서 이민호랑 로코를 했지만 장난스럽고 지점이 많았다. 이번엔 깊이 있는 사람 이야기라서 상대역이 더 중요했다. 상대역에 도움 받고 싶어서 ‘내가 진짜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상대역으로 네 살 연하 신인 정해인 걱정되지 않았는지.
“사실 해인씨는 그 때 어떤 것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주인공도 처음이지 않았냐. 전 작품을 많이 보진 못했는데, 한 장면만 봐도 감성이 풍부하고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걸 느꼈다. 16부까지 대본을 다 보고 나 혼자 머릿속에 그린 준희 이미지가 있었다. 희한하게 해인이 모습과 비슷했다. 같이 연기해보니 내가 상상한 모습 그대로였다.”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은 이유는.
“30대 중반 나이 넘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 판타지처럼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머리 질끈 묵고 직장생활 하는 손예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덩달아 예뻐 보이면 좋겠지만, 내가 뭔가 노력해서 예뻐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감독님도 클로즈업을 많이 안 하는 걸 알고 있었다. 감독님이 어떻게 찍는지 아니까 걱정을 많이 안 했다.”

-정해인과 키스신이 많았다.
“주위에서 많이 부러워했다. 다들 밥차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나한테 보내려는 게 아니었던 것 같다. 심지어 밥을 퍼주고 싶다고 하더라(웃음). 키스신은 많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키스신보다 초반에 해인이랑 놀이터에서 쭉 걸어오는 장면이 좋더라. 극장 갔다가 빨간 우산을 쓰고 걸어오는 장면에서 되게 설레었다. 진아랑 준희가 사랑을 확인하기 전이었다. 서로 마음은 있는데 얘기하지 못하는 상황이 그 장면에 그대로 담겨서 좋았다.”
 
-정해인과 실제 연애 가능성은.
“해인이랑 사귀냐고? 안 사귄다. 만약에 사귀자고 하면? 모르겠다(웃음). 사실 연하를 연애 상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열 살까지? 모르겠다. 몇 살 나이차가 나느냐 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열 살 어려도 깊이 있는 친구라면 소통이 되니까. 나이에서 주는 경험도 있지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지 않냐. 말이 잘 통하는 지가 중요하다.”
 
-손예진의 현실 멜로도 궁금하다.
“현실 멜로는 비밀이다. 아직 결혼을 안 해봐서 사랑의 끝이 뭔지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게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인 걸까.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감정이 퇴색되지 않냐. 진짜 사랑한다면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상형? 난 진짜 외모 안 본다. 되게 그릇이 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정말 넓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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