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업계, M&A vs 자금 수혈 영업재개 기대감
기업회생(법정관리)은 불운을 끊으려는 용기입니다.
나아가 새 출발을 다지는 결의입니다. 도산은 경영자 자신의 잘못과 실수가 항상 원인은 아닙니다. 불운이 더 큰 원인입니다. 원료 공급루트가 막히거나, 판매망이 무너질 때, 잠깐 한눈 판 사이 경쟁자가 앞서는 순간, 소비자의 냉랭한 눈길 너머에 도산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업가가 회생을 신청하는 것은 이런 위기에서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굳혔을 때입니다. 개시결정을 받는 순간은 채권자들도 기업의 재기를 응원한다는 뜻입니다. 이들 기업의 회생을 응원합니다.
신촌민자역사가 곧 회생절차를 신청한다. 사진=서대문구 제공

[한스경제 양인정]채권자 주도로 회생을 신청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각하결정을 받은 ‘신촌민자역사(대표이사 전병탁)’가 이번엔 주주와 회사의 주도로 다시 회생을 신청할 예정이다. 공기업인 주요 주주가 신촌역사의 장래 운명에 대해 중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구조조정업계에 따르면 신촌역사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법률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업계 한 관계자는 “신촌역사의 경영진이 본격적인 법정관리를 위해 로펌과 회생절차에 대해 논의했다”며 “회사가 회생신청을 결정하고 세부적인 절차와 출구전략을 구상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앞서 신촌역사는 임차인임을 주장하는 채권자 티알글로벌이 임차보증금 3억원과 시설물원상회복에 따른 철거비용 19억8000만원을 받을 목적으로 지난 5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바 있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채무자 회사 자본의 10분의 1 이상의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도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 할 수 있다.

티알글로벌은 지난해 7월 신촌역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차인 지위에 있었다. 신촌역사는 티알글로벌이 임차보증금 중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3월 티알 측에 임대차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주주-임차인, 첨예한 대립에 '휘청'

이후 신촌역사와 티알글로벌은 임차보증금의 반환과 철거비용의 부담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당시 서울회생법원은 티알글로벌의 회생신청을 각하하면서 “티알글로벌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 채권자 자격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티알글로벌이 주장하는 청구 금액에 대해 다툼이 있어 신촌역사의 자본의 10분의 1의 해당하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게 법원의 판단.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동에 위치한 신촌역사는 경의선 신촌역를 현대화 하기 위해 지난 2006년에 준공됐으며 지하 2층, 지상 6층 건물로 연면적 약 3만㎡에 이른다.

신촌역사의 자본금은 2016년 말 기준으로 51억원이다. 최대주주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로 29.4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어 대우건설이 17.94%, 장태완이 17.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조조정 업계는 신촌역사가 채권자가 아닌 회사의 주도로 회생절차를 착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의 주주들이 ‘더는 신촌역사를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회사가 회생절차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건을 도모할 것인지, 코레일 등 주주들이 신촌역사의 회생절차에서 채무조정 후 신규 자금을 투입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신규 자금 투입ㆍM&A 가능성 상존

구조조정업계 한 관계자는 “회생절차 방식은 회사 채무를 조정한 후 회사의 영업이익으로 최대 10년간 나눠서 회사의 빚을 갚아 나가거나 법원 주도로 M&A를 거쳐 조정된 빚을 인수대금으로 한 번에 정리하는 방식이 있다”며 “신촌역사가 향후 회생절차에서 M&A가 아닌 영업이익으로 채무를 분할 상환한다면 회사 운영을 위해 주주의 신규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6년 말 신촌역사의 자산은 436억9934만원이고 부채는 223억3894만원이다. 회사는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40억원, 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16년에는 50억원의 세금체납액을 기록했다.

신촌역사가 지속적인 영업이익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회생계획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아야 한다.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10년 간 높은 공실률을 기록한 신촌역사가 회생절차에서 계속기업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신촌역사는 개장 후 입점률이 30%을 넘지 못한 채 전체 건물 중 1층~4층은 줄곧 폐쇄됐고 5층~6층 메가박스만이 정상적으로 입점, 영업 중이다.

신촌역사는 최근 시내면세점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는 북미관계 개선에 힘입어 사드문제의 해결 기미가 보이면서 다시 중국인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신촌역사 전병탁 대표이사는 <한국스포츠경제>와의 통화에서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회생절차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도 "회생신청의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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