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득 하위 1ㆍ2분위 기부금 지출비중, 중산층(3ㆍ4분위)보다 높아

[한스경제 양인정]빈곤층이 상대적으로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중산층보다 종교·사회시설에 기부한 지출비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사회연대의식이 중산층보다 높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계지출은 331만6000원이고 이중 '비영리단체로의 이전' 지출은 8만4000원(2.54%)을 차지했다.

비소비지출 항목 중 하나인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은 교회 등 종교시설이나 사회단체 등에 기부한 금액을 의미한다.

통계에 따르면 가계 소득이 커지면서 기부금 지출 규모가 증가했다. 다만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기부금 지출 비중이 중산층 그룹에서 비중이 작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였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기부금 지출은 3만3000원으로 전체 가계지출(132만7000원)의 2.56%를 차지했다. 전체 평균(2.54%)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2분위 가구의 기부금 지출 비중은 1분위보다 높은 2.67%(5만7000원)였다.

반면 중산층이 포함된 3분위와 4분위의 기부금 비중은 각각 2.37%(7만20000원), 2.43%(9만9000원)로 1·2분위 가구보다 더 낮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였다.

빈곤층의 기부 참여율이 중산층의 그것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기부금 지출은 16만원으로 전체 가계지출(603만원)의 2.66%를 차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산층이나 고소득자층의 기부 참여율이 빠르게 줄어드는 최근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기부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2011년 조사 때 응답자의 36.4%였으나 2017년 조사 때는 26.7%로 9.7% 포인트 하락했다.

이중 월 가구 소득이 400만~500만원인 이들은 기부 참여 비율이 같은 기간 50.7%에서 32.4%로 18.3% 포인트나 감소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월 가구 소득 600만원 이상 응답자의 기부 경험 비율은 59.5%에서 45.2%로 14.3% 포인트 줄었다. 반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응답자는 기부 경험 비율 감소 폭이 8∼9% 포인트 내외인 것으로 나타나 대비를 이뤘다.

월 가구 소득 600만원 이상이면서 과거 1년간 기부 경험이 없는 이들은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다'(34.3%)는 답변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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