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법원의 파산 기간 연장 방침에 '중앙아프리카共 외교관' 내세워
세계적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가 법원의 파산기간 연장에 대해 외교적 면책특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 양인정]파산선고를 받은 세계적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Boris Becker)가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파산절차에 대응하고 나섰다.

파산선고를 받은 왕년의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의 법률대리인들이 ‘외교적 면책 특권을 파산법원에 주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15일(현지시간)보도했다.

영국 사금융 업체 아버스넛 래텀(Arbuthnot Latham)은 지난해 6월 베커가 대출한 돈을 갚지 않았다며 법원에 파산 신청했다.

당시 베커의 변호사는 베커가 부동산 등 충분한 재산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런던파산법원은 “베커의 총 채무가 그가 가진 자산을 넘는다”며 파산선고와 함께 채권자에게 재산을 배분하는 절차를 개시했다.

베커의 변호사가 외교적 면책특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법원이 베커의 숨겨진 재산을 더 찾아내기 위해 파산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것과 관련됐다.

베커는 지난 4월 27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EU스포츠 및 문화, 인권 담당관으로 임명됐다.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파우스틴 투아데라(Faustin Touadera)대통령은 이날 “보리스 베커와 같은 세계 스타가 우리나라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그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보리스 베커가 지난해 4월 26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EU스포츠 및 문화, 인권 담당관으로 임명된 후 파우스틴 투아데라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보리스 베커 페이스북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은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로 종파 간 갈등과 내전을 겪고 있다. 2013년 이후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실향민이 됐다. 베커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과 관련한 스포츠 외교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커의 법무팀은 성명을 통해 “우연이든 아니든 그는 1961년 비엔나 외교 관계 협약에 따라 외교적 면책특권을 갖는다”며 “그가 외교적 대리인 자격이 있는 이상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동의 없이 영국 법원이 베커의 재산을 파산절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베커는 “법원의 파산기간 연장 결정이 정당하지 않다”며 “채권자와 법원이 자신을 불필요한 파산선고로 밀어 넣어 재산상, 직업상 피해를 입었다”고 법원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실제로 외교관이므로 웃음거리를 끝내고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면책특권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커의 재산을 조사하기 위해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 마크 포드(Mark Ford)는 “베커의 스포츠 외교 활동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의 활동이 파산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보리스 베커는 1995년 17세의 나이로 윔블던에서 우승해 현재까지 최연소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베커는 그랜드슬램에서 총 6번 우승을 차지하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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