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한국의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된 영화 ‘인랑’이 베일을 벗는다. 1999년 제작된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의 아성을 뛰어넘는 영화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랑’ 제작보고회가 18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최민호, 김지운 감독이 참석했다.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강동원)의 활약을 그린다.

‘인랑’은 ‘놈놈놈’(2008년) ‘악마를 보았다’(2010년) ‘밀정’(2016년) 등 다양한 장르물을 연출한 김 감독의 신작이다. 김 감독은 “유일하게 해보지 못한 게 SF물이다.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무모함 그 자체다. ‘인랑’이 워낙 광팬이 많다보니 팬들은 아마 실사영화로 한다는 것에 기대 반 불안함 반이었을 것이다”라며 “너무 무모한 것이 아닐까. 잘 해도 욕먹고 못 해도 욕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출했다. 그래서 각오도 더 새롭다”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강동원이 극 중 최정예 특기대원 임중경 역을 맡았다. 화려한 액션과 고난이도의 촬영까지 직접 소화했다. 강동원은 “지하 수로에서 강화복을 입고 촬영했다. 옷 자체만으로 30kg~40kg됐다. 일주일 정도 하다보니 적응이 됐는데 그 때부터 감독님이 뛰라고 했다. 육탄전을 시키기도 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김 감독은 “시키는 대로 강동원이 참 잘 했다. 하늘을 나는 것 빼곤 다 시켜봤다. 원작에서는 강화복을 입은 채 액션은 없지만 그것까지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 역을 맡아 서늘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잘생긴 외모를 버리고 특수분장을 감행함으로써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높였다. “말투나 기교를 억제하며 연기를 해야 했다”며 “훈령 소장이다 보니 햇살에 많이 노출되다보니 기미, 주근깨, 잔주름이 많아야했다. 분장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정우성에 대해 “친한 사람들끼리는 ‘정말 좋은 형’이라고 얘기를 한다”며 “정말 잘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25년 동안 현장에서 임한 정우성의 자세를 조용히 보였을 뿐이다. 그걸 캐치하고 받아주는 멋진 후배였다”며 강동원을 극찬했다.

한효주는 임중경이 사랑하는 이윤희로 분해 복잡한 내면 연기를 펼쳤다. “촬영장 가는 게 무섭기도 했다”며 “감독님의 디렉션과 현장 분위기를 직접 몸으로 느꼈다. 이윤희는 참 외로운 캐릭터인데 배우들 덕분에 즐겁게 촬영했다”고 했다.

또 ‘골든슬럼버’(2018년) 강동원, ‘감시자들’(2013년) 정우성과 다시 호흡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멋진 배우들과 또 호흡을 맞추게 돼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장진태 오른팔로 분한 특기대 에이스 역을 맡은 최민호는 “캐릭터 자체가 액션으로 설명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간결하고 빠르게 멋지게 촬영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인랑’에는 한예리, 허준호가 특별출연해 극의 풍성함을 더했다. 김 감독은 “작은 역할이라 안 할 줄 알았다. 두 배우 모두 촬영에 응해줬다”며 “한예리는 기존의 모습과 전혀 다르다. 작은 역할이지만 존재감 있게 표현했다”고 했다. 이어 “허준호 캐릭터는 구체적 액션이 없이도 악의 화신 같은 느낌이 있어야 했다. 허준호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인랑’은 다음 달 25일 개봉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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