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배터리 결함 확정시 파나소닉과 파국 맞을 수도"

[한스경제 김재웅]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인 일본 파나소닉이 '테슬라 리스크'에 빠졌다. 작년 테슬라 파산설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최근 잇딴 화재 사고로 배터리 결함 논란까지 점화한 것이다.

테슬라에 집중됐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위기 탈출을 꾀하는 모습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8일 일본 증시에 따르면 파나소닉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파나소닉 퓨처 엑스포'를 열고 미래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파나소닉 뉴스룸 제공

지난해 11월 10일 주당 1748엔으로 2015년 5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1831엔)에 근접했지만, 이후 꾸준히 내리면서 5월 31일 1490엔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다시 내림새로 돌아서 1500엔 초반 대에 머물러있다.

파나소닉의 하락세는 테슬라 파산설과 연관이 깊다. 최근 주가 추이를 보면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비슷한 곡선을 그린다. 파나소닉이 전장업체로 거듭나는 데에는 테슬라와의 협력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손잡고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면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테슬라가 야심차게 준비한 ‘기가팩토리’에도 16억달러를 투자하면서 협력을 공고히 다져왔다.

2016년 이후 승승장구하던 파나소닉이 하락세로 돌변한 것은 작년 11월께다. 당시 자금난과 대량생산 문제로 위기설에 휩싸인 테슬라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모델3 생산 난조에 배터리 생산을 줄이게 된 것도 문제가 됐다.

테슬라가 작년 4분기 역대 최악의 실적을 발표했던 2월 초에는 또다시 저점을 찍으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특히 테슬라 모델X가 배터리 화재로 운전자를 사망케했던 3월 28일에는 주가가 1504원으로 급락했다.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인 작년 9월 수준이다.

화재 원인이 파나소닉의 배터리 결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4월 3일에는 주가가 1500엔 선이 무너진 1494엔으로 마감됐다. 파나소닉이 오히려 테슬라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셈이다.

이후 1600선을 회복하면서 기력을 찾는 듯 했지만, 5월 초 모델S가 또 다시 화재 사망 사고를 내면서 주가는 다시 1500대로 하락했다. 5월 말에는 같은 모델이 오토파일럿 주행 중 경찰차를 들이받으면서 31일 1490까지 곤두박질쳤다.

18일에도 파나소닉 주가는 또다시 고꾸라졌다. 미국 배우 메리 매코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모델S 주행 중 화재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고에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차량 하부에서 불이 치솟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나소닉 배터리 결함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파나소닉 배터리를 테슬라의 화재 원인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화재 사고 특성상 정밀 조사가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화재 대부분이 하부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배터리 결함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또 타사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에서는 화재가 없었던 만큼, 파나소닉 제품 결함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1년여간 파나소닉(상단)과 테슬라 주가. 구글 페이지 캡처

한 업계 전문가는 “아직 화재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정황상 테슬라 차량에서 발생하는 화재 대부분은 파나소닉 배터리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며 “배터리 문제가 아니더라도 확실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파나소닉의 위기론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손을 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원통형 배터리 기술이 표준화된 만큼, 굳이 파나소닉 배터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당장 인연을 끊기는 어렵겠지만, 새로 지을 중국 공장에서는 CATL이나 LG화학 등 타사 배터리를 채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파나소닉도 테슬라와 거리를 두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작년에는 토요타와 전기차 배터리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국 기가팩토리 투자 축소를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업계에 퍼졌다. 파나소닉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는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파나소닉은 테슬라를 통해 성장한 회사로, 여전히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면서 "한동안은 테슬라 영향력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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