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솔로로 데뷔한 원더걸스 유빈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또 한 번 JYP엔터테인먼트가 걸 파워를 증명했다. 최근 그룹 원더걸스에서 솔로로 전향한 유빈이 솔로 데뷔 곡 '숙녀'로 '콘크리트'라고 불릴 만큼 단단한 음원 차트에 진입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숙녀'의 뮤직비디오는 발매된 지 약 10일 만에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약 300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데뷔 11년 여 만의 첫 솔로임에도 인상적인 성과다.

■ 수지부터 유빈까지 'JYP의 걸 파워'

유빈 이전에도 여러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여성 뮤지션들은 가요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왔다. 원더걸스, 미쓰에이, 트와이스 등 JYP엔터테인먼트가 내놓는 그룹들은 하나 같이 '국민 그룹'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이 SBS 'K팝스타' 심사위원으로 있으면서 발굴한 박지민, 백아연 등은 각각 '피처링 여왕', '음원 깡패' 등으로 불리며 가요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그룹 미쓰에이 시절은 물론 솔로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수지.

특히 인상적인 건 걸 그룹 출신 솔로들의 활약이다. 원더걸스로 데뷔한 선미, 예은, 유빈을 비롯해 미쓰에이의 수지, 페이까지 JYP엔터테인먼트의 여성 뮤지션들은 그룹은 물론 솔로에서도 강세를 보여왔다. 원더걸스에서 탈퇴했던 선미는 다시 JYP엔터테인먼트로 복귀해 '24시간이 모자라'를 히트시키며 색다른 섹시 퍼포먼스 가수로 주목 받았다. 박지민과 함께 여성 듀오 피프틴앤드로 활동했던 백예린은 '바이바이 마이 블루', '우주를 건너' 등 발표하는 곡들을 모두 차트 상위권에 랭크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예은과 수지는 자신이 직접 만든 곡을 발표하며 뮤지션의 색을 입는데도 성공했다. 아이돌 그룹 출신 여성 솔로 가수가 자신의 자작곡을 타이틀로 내걸고 활동하는 건 국내 가요계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일이다.

■ 명확한 기준·뮤지션들의 의견 수용

이들이 이처럼 활약할 수 있었던 데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수장 박진영의 체계적인 지원이 있었다.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아티스트의 음반을 작업하면서도 이들의 의견을 듣는 유연함을 보이는 건 JYP엔터테인먼트의 큰 장점이다. 흔히 시스템에 집중하면 자율성을 놓치고 뮤지션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다 보면 체계가 무너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이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며 그 밸런스를 잡고 있는 모양새다.

선미는 솔로 곡 '가시나' 발표 당시 JYP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에 대해 “엄청 오래된 회사다 보니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며 “아티스트들의 고집만 들어주진 않는다. 회의를 하고 다수결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이야기했다. 노래가 나오면 전 직원이 노래를 들은 뒤 투표를 해 타이틀 곡을 선정하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24시간이 모자라' 활동 당시 선미.

여성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때 더욱 빛나는 박진영의 기획력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선미, 페이 등 그룹 출신들이 솔로 데뷔 시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박진영이 큰 틀을 잡았다”는 것이다. 페이는 2016년 솔로로 컴백하며 “박진영은 여자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또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춤을 출 때 섹시한지 너무 잘 아는 것 같다”며 “그게 박진영의 특별하면서도 타고난 감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선미의 경우 지난 2013년 원더걸스를 탈퇴한 지 약 3년 만에 솔로로 데뷔했다. 극는 당시 박진영이 2000년 박지윤의 ‘성인식’ 이후 의상, 노래, 뮤직비디오까지 올인한 여자 솔로 퍼포먼스 가수로 주목 받았다. 선미가 발표한 ‘24시간이 모자라’는 선미 표 몽환적인 섹시미를 제대로 보여주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 아티스트 정체성 강조 - 자작곡을 타이틀로 내는 경우 많아

단순히 그룹에서 솔로로 포맷 변화만 하는 게 아니라 솔로로 데뷔할 때는 아티스트들의 정체성을 앨범에 많이 녹여내려고 한다는 것도 JYP엔터테인먼트의 차이점이다. 아이돌 그룹은 대개 회사에서 짜놓은 콘셉트에 맞게 활동하는 게 기본. 그룹 활동을 하다 솔로로 전향하는 경우에도 대체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솔로로 활동할 때 뮤지션들의 자작곡을 타이틀로 많이 내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지의 경우 지난해 솔로로 데뷔한 이래 ‘난로 마냥’, ‘소버’, ‘나쁜X’, ‘너는 밤새도록’, ‘취향’ 등 많은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음악인으로서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있다. 원더걸스 출신 예은의 경우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시절부터 솔로로 활동할 때는 핫펠트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그룹 활동과 차별점을 뒀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백아연은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 ‘쏘쏘’ 등 현실적인 감정을 담은 가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솔로 뮤지션이다. 그는 자작곡에 대해 “전에는 노래 하나가 좋아서 그것만 보고 달려왔다면 지금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드려야 되나 고민을 하게 된다”며 “(곡 작업을 하다 보니) 곡 하나하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밝혔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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