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주사 호실적으로 이어져...주축 한화생명과 견줄 수준

[한스경제 이성노] '굴러온 돌' 한화토탈이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불과 3년 만에 '복덩이'가 됐다.  그룹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한화생명(매출액 26조원)과 어깨를 견줄 만한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2015년 한화에 편입된 한화토탈은 지난해 그룹내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그룹 주력사로 떠오르고 있다. 충남 대산공장 방향족2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화토탈은 지난 2015년 4월 30일 정식으로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당시 그룹에선 석유·화학 시장에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며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지만, 일각에선 우려섞인 시각도 있었다. 당시 석유·화학 시장이 불황인 상황에서 한화가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한화토탈은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를 180도 바꿔났다. 지난해에만 매출 9조6774억원, 영업이익 1조5162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 편입되기 직전인 2014년만 해도 매출 8조7913억원, 영업이익 1727억원 이었으나 이후 영업이익이 2015년 7974억원, 2016년 1조4646억원 그리고 지난해엔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매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3년만에 8배 가까운 수익성 개선을 이룬 것이다.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생명이 지난해 26조871억원의 매출을 올리긴 했지만 영업이익은 9551억원으로 한화토탈에 못 미친다. 

그룹 관계자는 "한화토탈이 예상했던 것보다 실적이 잘 나오고 있다"면서 "매출은 한화생명이 그룹 실적의 40% 이상을 책임지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한화토탈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나아진 경영여건을 반영하듯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한화토탈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부여했다.

한화토탈의 급성장 배경엔 저유가 기조가 한몫했다. 한화토탈의 주력 생산 제품은 석유화학공업의 기본적인 원료인 에틸렌이다. 2015년 이후 저유가 시대가 유지됐고, 에틸렌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매출 9조6794억원, 영업이익 1조5151억원을 기록했다. /사진=한화토탈 홈페이지

한화토탈이 실적 개선 추세는 사업지주사 격인 ㈜한화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4년 매출 37조4568억원, 영업이익 5158억원이었던 실적은 지난해 매출 50조4044억원, 영업이익 1조1589억원까지 상승했다. 

한화토탈이 프랑스 토탈그룹과 5대5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로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 지분 50% 보유), 한화케미칼(한화종합화학 지분 36.5% 보유), ㈜한화(한화케미칼 지분 36.13% 보유)에 지분법으로 연결돼 있어 모든 실적이 100% 그룹 실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한화토탈은 크게 수지(Polymer), 화성(Base Chemical), 에너지(Energy)로 대표되는 3가지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외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단일 단지 내에 NCC(Naphtha Cracking Center), CFU(Condensate Fractionation Unit), 방향족공장 등 핵심설비를 모두 갖춘 것이 장점이다.  

이중 방향족공장에서 생산하는 파라자일렌은 연간 약 200만톤 규모로 단일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생산량을 확보하고 있다. 스티렌모노머 역시 국내에서 가장 큰 연간 106만톤의 생산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고부가 합성수지 분야는 세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태양전지용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는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35%로 1위에 올라있다. 또한 플라스틱 병뚜껑용 수지원료제품 역시 국내 시장(점유율 76%)은 물론 세계 시장 모두 점유율 1위(약 12%)다. 지난해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KOTRA가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화토탈은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3년 만에 8배 가까운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전망도 밝다. 한화토탈은 최근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달 3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고순도 노말헵탄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상업생산과 첫 제품 출하에 성공했다. 이 공장은 독자 개발한 공정 기술로 고순도 노말헵탄 7500톤을 비롯해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이밖에 9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공장에 연간 에틸렌 31만톤, 프로필렌 13만톤, 폴리프로필렌 40만톤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대규모 증설을 통해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번 고순도 노말헵탄 공장 건설과 같은 부산물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 대산공장의 생산 효율 최적화와 사업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경쟁업체들도 한화토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삼성으로부터 토탈을 인수할 당시 업황이 좋지 않아 일부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면서 "하지만 당시 토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업계에선 '한화가 토탈을 잘 가져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고 전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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