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예대금리차 2014년 11월 이후 최대치..."가산금리 반영 체크해야"
주요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한스경제 김동우] 은행권 예대금리차가 40개월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영업 자율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은행이 여전히 이자장사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거래지표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 했다.

코픽스 중요지표 지정...윤석헌 “대출금리 산정, 문제있다”

제정안은 코픽스(COFIX) 등 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거래 지표를 중요지표로 지정하고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에 나서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요지표의 타당성과 신뢰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을 경우 금융위는 중요지표의 기초자료 제출, 산출·사용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은행권의 대출금리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금융회사가 가계·기업 등 다른 부문에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언급하며 금융권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12일 “은행권의 금리산정 과정이 불합리하다”다고 경고한 데 이은 두 번째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금리 산정과정에 있어서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개선하라는 취지”라며 “지난 3월 진행했던 대출금리 체계 현장점검에서 나온 내용들을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압박...예대금리차 꿈쩍은 커녕 더 벌어져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연이어 지적하고 나선 이유는 은행권 예대금리차의 확대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국내 은행권의 대출이자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상승기에 편승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그대로 두면서 이자장사로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18일 잔액 코픽스와 연동한 주택담보대출금리를 0.01~0.03%포인트씩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내 5%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3.49~4.69%에서 연 3.52~4.72%로 0.03%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3.10~4.45%에서 3.13~4.48%로, NH농협은행은 2.77~4.39%에서 2.80~4.42%로, KEB하나은행은 3.061~4.261%에서 3.063~4.263%로, 우리은행은 3.20~4.20%에서 3.23~4.23%로 각각 올렸다.

지난 4월 기준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2.35% 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30%포인트 대비 0.05%포인트 올라간 수치로 2014년 11월 2.36% 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금융당국, 감독기능 제대로 수행해야 ”

주담대 변동금리가 올라가면서 은행권 전체 주담대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의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갈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은 약 2조3000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대해 “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과도하게 가산금리를 추가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출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을 키우고 소비위축과 투자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장 전문가는 “은행의 변동금리는 코픽스에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잡고 있더라도 올라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금리의 상승을 이유로 들면서 은행을 수익을 위해 과도하게 가산금리를 추가로 반영하는 부분이 존재한다면 금융당국에서 체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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