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1분기, 1회차 보험료납입액 37.6% 감소...보장성 차별화 시도·변액 등 판매 강화

[한스경제 고영훈] 생명보험사들의 1분기 초회보험료(보험가입 후 첫회 보험료)가 급감했다. 이는 저축성보험이 감소한데다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한 체질 개선에서 오는 부작용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는 보장성보험 강화 등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생보사 보험영업 실적자료에 따르면 초회보험료는 2조613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조5735억원(37.6%) 감소했다.

생보사 보험상품별 초회보험료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이는 보험료 규모가 큰 저축성보험의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생보사들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변경시 부채로 쌓여 부담이 될 저축성보험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 보험료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보장성보험의 신계약건 수는 늘어났다. 

저축성보험은 전년 동기대비 1조6389억원(60.8%) 감소한 1조587억원이며,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40.5%로 23.9%포인트 감소했다.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 세제혜택 축소 등으로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가 축소됐다. 보장성보험은 전년 동기대비 990억원(22.0%) 감소한 3502억원이며 보장성보험의 비중은 13.4%로 2.7%포인트 증가했다.

변액보험은 주가상승과 일시납상품 판매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957억원(35.9%) 증가한 7412억원을 기록했다.

판매 주체별 초회보험료는 모두 감소했는데 방카슈랑스에선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조2710억원(47.2%) 줄어들었다.

설계사 채널에서도 퇴직연금(1084억원)과 변액보험(408억원) 판매는 늘어난 반면 저축성(1675억원)과 보장성보험(562억원)의 판매 감소로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763억원(11.3%) 감소했다. 대리점 역시 전년 동기대비 916억원(33.1%)이 줄었으며 보험사 직원 채널도 전년 동기대비 1417억원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 주요 생보사들의 순이익은 하락했다. 삼성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1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한화생명 순이익도 13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줄었다. 교보생명 순이익은 1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 NH농협생명은 233억원으로 27.4% 하락했다. 

보장성 늘리고 저축성 연금보험 확대로 활로 찾아야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1분기 초회보험료 하락은 줄어든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 실적 만큼 보장성보험 실적이 뒷바침 해주지 못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비과세 한도가 축소되면서 저축성보험의 매력이 줄어든 것도 수입보험료 감소의 이유다. 생보 업계는 우선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펀드로 운용해 투자 수익이 나는 변액보험도 강화할 전망이다.

생보사들은 고객 니즈에 맞춘 건강보험 개발·판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으로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의 비율을 균형있게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NH농협생명이 최근 출시한 '9988NH건강보험'은 자유로운 상품설계와 저렴한 보험료를 적용한 차별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투자운용 수익률을 높여 변액보험 판매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1분기 변액보험 자산 업계 4위로 올라섰다. 최근 유병자·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출시하며 보장성보험도 강화하고, 헬스케어 산업 등 신수익원 발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방카슈랑스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보장성보험을 추천하는 추세다. 최근 중소형사가 중심이 됐던 치아보험에 삼성생명 등 대형사들이 진입하는 것도 보장성보험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통적인 가족·통합 보장보험에 어린이보험, 다이렉트보험 등도 틈새시장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비율이 높은 방카슈랑스에선 연금보험과 양로보험 등을 대안으로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수익에 대한 검증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감소로 초회보험료가 감소하고 수입보험료도 줄어들었지만 변경되는 회계기준 대비가 일단 시급하다"면서  "생보사들도 현재의 체질 개선 시기가 길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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