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대위원장 "김상호 하남시장 당선인, 선거 전 온라인센터 반대 동의서 보내"

[한스경제 변동진] ‘아마존을 능가하는 온라인센터를 만들겠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온라인 사업 계획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해당 사업의 핵심인 ‘물류센터 부지 매입’ 본계약이 하남시와 주민들 반대에 막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상호 당선인도 선거공약으로 내건 ‘물류센터 유치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답보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하남시, 입주민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하남사업본부 등은 지난 4월 협의체를 구성해 신세계그룹 온라인센터 건립 관련 회의를 가졌다.

회의는 4월11일과 5월30일 열렸으며,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앞서 이마트는 3월26일 LH로부터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를 972억2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틀 뒤 이사회 열어 2만1422㎡ 규모의 ‘온라인센터 건립’을 의결했다. 이를 위해 올 초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 1조원을 투자받기로 약속했다. 또한 신세계와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합병법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이사회 당일 취재진과 만나 “아마존과 같은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구상 중이다”며 “30층 아파트 높이로 예술성을 지닌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상품 배송 물류센터가 아니라 온라인 사업의 심장부”라며 “1조원은 센터 구축에 사용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남 미사강변 입주자들은 교통난과 안전,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온라인센터 건립’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에 오수봉 시장과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장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실에 ‘사업 재검토 및 보류’를 요청했다. 또 두 사람은 3월30일 백경훈 LH서울지역 본부장과 조부영 하남 사업본부장, 이두섭 이마트 상무를 만나 본계약 보류를 확답받았다.

신세계그룹이 하남 미사지구에 추진 중인 온라인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연합뉴스

무엇보다 6.13지방선거에서 새 하남시장에 김상호 후보(더불어민주당)가 당선되면서 온라센터 건립 향방은 더욱 어려워졌다. 공약으로 내건 ‘온라인센터 유치 반대’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최종윤 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당선인과 당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시, 재반 단체 등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신세계에서 빨리 (철회를)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H 관계자는 “두 차례 회의 이후 진전된 내용이 없다”며 “협의체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현재 공식적인 입장은 반대”라며 “향후 예정된 협의체 회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센터 건립 여부는) 당선인이 새 시장으로 취임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물류센터 철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전 김 당선인과 시의원들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다”며 “지금도 건립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비대위 회의에서 물류센터와 트럭이 다니는 시설은 ‘무조건 반대’할 뿐 아니라 신세계 측 설명조차 받지 않겠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라인센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싶지만, 주민들께서 이 자체를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다리는 것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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