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감원 집중규제 예고

[한스경제 고영훈] P2P(개인간 거래)대출 업체들의 부실 투자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카페에 소속된 일부 개인피해자들이 P2P업체 '아나리츠'에 대해 허위 대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아나리츠는 앞서 횡령 혐의로 대표와 재무이사가 구속된 업체로 이에 다른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특수부는 지난 18일 아나리츠 대표 정모(51)씨와 재무이사 이모(36)씨를 회사 자금을 횡령 및 유용한 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전날 추가 횡령 혐의로 아나리츠 사내이사 김모(37)씨를 구속했다. 대표 정씨 등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투자자 1만여명이 투자한 돈 1000억여원을 약속한 용도에 쓰지 않고 주식을 사거나 선순위 투자자 수익금으로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나리츠 홈페이지 공지사항 캡쳐.

앞서 금융위원회는 검·경과 P2P대출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아나리츠는 첫 조사대상이 됐다. 현재 이들은 횡령 혐의 외에도 일부 투자자들이 아나리츠가 허위 펀딩을 통한 사기 대출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나리츠는 2016년 7월 설립된 부동산담보대출 P2P 상품을 중개하는 플랫폼 회사다. 주 담보 대상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부실율이 높아져 투자자들에게 줘야할 수익금을 제 때 주지 못 했다. 아나리츠 홈페이지에는 연 평균 수익률 16.9%, 부실률은 0%로 기재돼 있다.

아나리츠에 투자했다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있는 크사모(크라우드펀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카페 한 관계자는 "아나리츠의 문제점은 부실율보다도 허위 대출 상품이라는 점"이라며 "95%가 차주가 없는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관계자는 "현 대표인 정모씨는 바지사장이며 재무이사 이모씨가 실세"라며 "현재 투자자들이 투자한 금액은 약 300억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버펀딩이 진행된 사건이라 실제 투자금은 1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주가 허위인 경우가 많아 특정 시공사와 짜고 펀딩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익명의 다른 제보자는 "이 같은 허위 대출이 가능한 이유는 특정 시공사가 아나리츠의 관계업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피해자 아나리츠에 소송 준비 중 

이에 크사모 카페 일부 회원들은 아나리츠 측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논란을 빚은 업체들은 대형 P2P 투자자 카페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아나리츠 외에도 헤라펀딩, 더하이원, 오리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크사모 관계자는 최근 부도처리된 헤라펀딩은 허위대출이 아닌 투자상품 운용을 잘 못해 소송까지 가지 않았지만 이번 아나리츠 사건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카페에 소속된 일부 투자자들은 아나리츠 사건에 대해 상환이 될 때까지 더 기다려야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본지는 아나리츠에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아나리츠 측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검찰 조사 및 페이게이트 계좌정지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상환 일정이 늦어지고 있어 죄송하다"며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당사가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P2P대출 업체들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카페에서의 이런 검증도지 않은 정보들이 혼란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은 핀테크 전략협의회를 출범시키며 P2P 업계에 대한 집중규제를 예고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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