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가 현대차와 수소전기차(FCEV) 동맹을 통해 어떤 이익을 기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아우디와 현대차는 20일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네 번째 동맹으로, 관계자들은 FCEV를 둘러싼 개발 경쟁이 본격화했다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맹은 알려졌던 것과 달리 동등한 관계자의 특허 및 부품 공유 형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리딩기업인 만큼, 아우디가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우디의 수소전기 콘셉트카인 h-트론. 현대차와 동맹을 통해 2020년 대형 SUV로 양산될 예정이다. 김재웅기자

연료전지 스택은 아우디가 가장 탐내는 부품으로 평가받는다. 당초 아우디가 동맹을 통해 현대차로부터 스택을 공급받게 된다는 추측이 나올 정도였다. 

스택은 수소전기차의 심장격으로,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능을 한다. 현대차는 2004년 독자개발에 성공해 15년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왔다.

아우디는 2020년 출시할 예정인 수소전기 대형 SUV에 장착할 스택을 현대차의 도움을 받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15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을 아끼게 되는 셈이다.

그 밖에도 현대모비스는 연료전지 시스템의 핵심인 막전극접합체 (MEA)등 주요 기술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다. 수소차 동맹이 아우디에게는 수소차 양산으로 향하는 '비행기'인 이유다.

또 아우디는 현대차가 닦아 놓은 양산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충주에 총 6만3000㎡규모의 수소전기차 부품 양산 공장 2개를 갖고 있다. 생산량은 연 3000대 규모로,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판매되는 수소전기차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울러 아우디는 현대차의 이름으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이미지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면서 시장을 닦아놓은 덕분이다. 아직 연간 판매량이 3000대 수준의 작은 시장이지만, 선도 기업과 손을 잡았다는 이유만으로도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아우디는 현대차와의 수소전기차 동맹을 통해 디젤게이트 오명을 해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아우디는 최근 요소수 분사량을 조작 증거를 은폐했다는 혐의로 독일 검찰에 최고 경영자가 체포된 상황이다. 수소전기차 동맹 사실이 발표되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일부 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평가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직후인 2016년부터 전기차 전략을 통해 디젤게이트를 극복한 바 있다. BUDD.E와 I.D 버즈, I.D 크로스 등 콘셉트카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친환경적인 면모를 부각, 배출가스 우려를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시각도 있다.

아우디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협력 내용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동맹을 통해 생산 가격을 낮추고 개발을 가속화하는 등 많은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2020년 출시할 첫 수소전기차에는 양사가 함께 만든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탑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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