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복잡한 보장성보험 비중 늘어 전화영업 불리

[한스경제 고영훈] 보험사들의 온라인(CM)채널 수입보험료 실적은 증가한 반면 텔레마케팅(TM)채널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비대면 채널임에도 온도차이를 보이고 있는 TM채널은 금융당국의 규제까지 겹치면서 전망이 밝지 않다.

24일 보험업계와 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누적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MG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 등 주요 10개 손보사의 TM채널 원수보험료는 8671억원으로 전년 동월 누적 9772억원 대비 1101억원(약 11%)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CM채널 원수보험료는 4850억원으로 전년 동월 누적 3905억원 대비 945억원(약 24%) 증가했다.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의 TM채널 초회보험료 역시 1099억원으로 전년 1257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반면 CM채널은 지난해 기준 102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해 5년 동안 약 7배 성장했다.

TM채널 판매관행 개선 가이드라인 중 제공 상품요약자료 예시/출처=금융감독원

이 같은 비대면 영업채널 양상은 보험사들도 인정하는 분위기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이슈로 인해 보험사들이 TM이 아닌 다른 채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보험료 규모로 봐도 대면조직은 여전히 보험사 영업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아직은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최근 트렌드가 온라인과 디지털이 강화되는 분위기"라며 "대면영업이 강한 생명보험사와 온라인보험이 강한 손해보험사의 입장차이가 날 수 있지만 TM 채널에 특화된 몇몇을 제외하고는 TM을 강화할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나이들수록 온라인 가입 높아질 전망

CM채널의 경우 현재 2030대 젊은 고객들이 나이를 먹으면 가입률이 오를 수 있어 시간이 갈수록 유리하다. TM채널은 대면 영업의 틈새 시장을 노리고 나온 전략이지만 CM채널이 조금씩 점유율을 높여갈 전망이다. 같은 비대면 채널임에도 많은 보험사들이 디지털과 온라인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상품을 설명하기 복잡한 보장성보험이나 종신보험 등을 늘린 것도 TM에는 불리한 상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원래 TM이 강한 회사도 아니고 앞으로 TM채널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CM채널은 전략부서로 대응하고 있으며 온라인 광고 등은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생보·손보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도 대면채널이 잘 돼 있어 TM조직이 거의 없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다이렉트보험은 업계 인지도가 높은 상황이다. 교보생명도 대면조직이 잘 갖춰져 있는 회사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 다이렉트의 경우 업계에서 몇 안되는 자회사 체제로 이미 일찍부터 온라인 영업을 준비해 온 만큼 앞으로의 업계 체질 개선에 대해 부담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역시 온라인 영업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단 DB손해보험 같이 전통적으로 TM채널 조직이 강력한 보험사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TM이 전보다 영업 환경이 나빠진 것은 맞다"며 "TM채널과 CM채널을 아우르는 특화 전략을 잘 꾸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판매관행 개선 가이드라인도 부담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TM채널 '판매관행 개선 가이드라인' 역시 부담이다. 대면영업이나 온라인에 비해서 TM채널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높은 상황이며 연말부터는 구조가 복잡한 상품의 경우 소비자에게 상품요약자료를 미리 제공해야 한다. 청약철회기간, 해지환급금, 보험가격지수 등을 이해시켜야 하며, 허위·과장 표현도 제약을 받게 된다.

문제는 TM조직에는 비정규직 여성들이 많으며 이들이 낮은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받는 경우가 많아 상품 판매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고용이 불안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채널은 일자리 창출면에서 효과가 TM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

보험사 한 텔레마케터는 "이제 소비자한테 불리한 사항은 천천히 말하고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며 "이로 인해 영업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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