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킬미힐미'부터 '김비서'까지…같은 로코지만 다른 캐릭터
자뻑 스타일로 차별화…기존 조각미남과 다른 매력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박서준이 ‘로코 장인’으로 떠올랐다. 박민영을 비롯해 김지원, 황정음 등 연상 연하 막론하고 어느 누구와 붙여놔도 환상의 케미를 뽐내고 있다. 특히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민영과는 실제 연인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 박서준은 기존의 조각미남형 재벌3세와 달리 빈틈 있지만 귀여운 자뻑남 캐릭터로 인기몰이 중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열풍 이유를 살펴봤다.

싱크로율↑…박민영과 환상의 케미

박서준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과 모태솔로 비서 김미소(박민영)의 로맨스. 이영준은 잘생긴 얼굴에 뛰어난 머리를 가졌지만 스스로를 너무 사랑해 연애 한 번 안 한 인물. 박서준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한 캐릭터도 찰떡같이 소화하며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자화자찬 캐릭터라서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을 살 수 있는데, 뛰어난 연기력과 특유의 센스로 “역시 박서준”이라는 호평을 이끌었다.

여기에 박민영과 남다른 케미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로코에선 남녀 주인공의 비주얼이 8할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서준과 박민영은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렸다. 또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는 매력적인 상사와 로맨스로 직장생활의 로망을 대리 만족시켜 줬다. 그 결과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3회 만에 시청률 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현실감 더한 재벌3세

전작 ‘쌈, 마이웨이’의 고동만 캐릭터와 차별화 한 점도 통했다. 박서준은 지난해 방송된 KBS2 ‘쌈, 마이웨이’에서 흙수저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촉망 받던 태권도 국가대표에서 현실에 치여 백수로 살아가는 고동만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자신 역시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8평 원룸에서 살았다”며 “군대를 전역하고 연기자를 꿈꿀 때 내가 원하는 데로 다 될 줄 알았는데, 현실에 부딪혔다. 나도 꿈을 꾸며 포기를 고민한 시절을 경험했기에 흙수저 동만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동만은 여타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처럼 잘생기거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인물이 아니다. 박서준은 주위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현실 남친’ 매력을 드러냈다. 아울러 20년간 친구 사이로 지낸 최애라 역의 김지원과 알콩달콩 로맨스로 재미를 더했다.

박서준은 ‘킬미, 힐미’부터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까지 로코 불패 신화를 쓰고 있다. 2016년 ‘화랑’으로 사극에도 도전했지만, 줄곧 로코 작품에 출연해 식상한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겉으로 보기엔 식상한 재벌3세 캐릭터지만, 빈 구석도 많고 유머감각까지 갖춘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때문에 ‘킬미 힐미’ 패션지 부편집장 지성준, ‘그녀는 예뻤다’ 천재 추리 소설가 오리온 등 전작과 다른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
 
신데렐라 관계 역전

박서준은 장동건, 원빈, 정우성 등 조각미남 배우들과 다른 매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제5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남우상 수상 후 “데뷔할 때 ‘너 같이 생긴 애가 어떻게 배우가 되겠냐’ 말을 많이 들었다”며 “이 시대를 살아갈 수 있게 낳아준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스스로 “평범한 외모”라고 평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매력이 인기를 끄는 데 한 몫 했다. 요즘처럼 팍팍한 현실에 완벽한 재벌3세 캐릭터로 식상함을 주기 보다 현실감을 더한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박서준씨는 ‘쌈 마이웨이’ 고동만처럼 흙수저 캐릭터가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새로운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100% 판타지 드라마지만, 기존의 신데렐라 판타지를 뒤집어놓는 요소가 많다. 보통 권력을 가진 남성 캐릭터에 여성 캐릭터는 수동적인 경우가 많은데 관계를 역전시켜 놓은 게 이 드라마가 가진 힘”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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