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은행 "2017년부터 엔고로 인한 수출감소 0~0.1% 수준"
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 김동우] 일본의 제조업이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환율의 벽을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은행은 생산의 현지화가 진행되고 가격에 상관없이 팔리는 고부가 가치 상품으로 일본 제조업이 전환하면서 엔고가 수출 미치는 민감도가 제로가 됐다고 분석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제조업 수출지수가 지난 5월 11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수출지수는 2015년을 100으로 하며 지난 4월에는 115.4로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은행은 환율의 변동과 관계없이 수출의 증가세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이 발표한 ‘수출의 환율 민감도’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에는 달러에 대해 10% 엔고가 되면 일본의 수출은 3%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2010년대를 전후로 수출 감소는 0.2%~0.4% 사이를 유지했으며 2017년부터는 0~0.1%가 됐다. 일본은행 조사통계국은 “엔고·엔저와 수출의 증감이 거의 무관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고바야시 슌스케 다이와 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의 현지화와 국제통화 관리가 효과가 있었다”며 “(일본 제조업은)지금까지 엔고 국면을 거쳐오면서 아시아 등에서 현지 생산의 확대와 생산 위탁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혼다는 달러에 대해 1엔의 엔고가 있을 경우 연결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140억엔에서 5년만에 30억엔 정도 감소했다. 소니는 1엔의 엔고가 발생하면 역으로 영업이익이 35억엔이 증가했다.

일본은행은 또 일본 제조업의 수출품이 가격에 상관없이 팔리는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경제재정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고부가 가치화 지수가 급등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일본 기업들은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 해외에서 가격 인하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서둘렀지만 최근에는 가격을 동결하고 마진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엔고 국면에서도 수출량이 감소하지 않으면서 고부가 가치화가 환율의 영향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고부가 가치 제품의 수출은 전자기기, 모터, 자동차 등 일본을 대표하는 산업에서 특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은 1985년의 플라자 합의 이후 오랫동안 가지고왔던 ‘환율의 벽’을 간신히 넘긴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무역분쟁이 일본 제조업의 새로운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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