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달러 강세 당분간 지속될 듯
ELS·리츠 등 달러 펀드 '매력적'...주식시장에선 '수출' 기업 주목
지난 4월 2일 1055원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이 25일 1117.2원으로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달러 가치는 이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자료=네이버 환율

[한스경제 허지은] 지난 4월 초 1055원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이 1117원을 넘어섰다. 몇 달 간 1060~1080원 사이 ‘박스권’에 갇혀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율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이 시기 해볼 만한 재테크 전략은 무엇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2원 내린 달러당 1116.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마감가는 1117.2원으로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달러 가치는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9일 달러당 1069.5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12일 1078.0원, 15일 1099.0원을 넘어 25일에는 1117.2원까지 올랐다. 16일만에 48원이 오른 것이다.

주식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470.15에서 2357.88로 4.54% 하락했다. 환율 상승기와 주가 하락기는 통상 맞물리는 경향이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있던 투자금을 빼 달러로 회수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풀린 외국인 투자금도 함께 빠지면서 주가는 하락, 환율은 상승하게 되는 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기, 당분간 지속될 듯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는데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원화 강세를 이끌었던 이벤트가 끝나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

달러 강세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이 아직까지 협상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데다 중국 금융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시장으로 충격이 번질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는 당분간 약세(환율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추가 강세 압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유로 금리가 하락하거나 미·중 무역갈등 격화, 글로벌 교역이나 경기 전망이 후퇴할 경우 달러 강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식에선 ‘내수’보다 ‘수출’ 주목…달러 보유자라면 ‘환차익’ 노려볼 만

환율이 오를 때 대표적인 투자 방법으로는 ‘환테크(환율 재테크)’가 있다. 환테크란 달러 값이 쌀 때 사서 비싸졌을 때 되파는 방식으로 환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재테크 방법이다. 달러 값이 쌀 때 환테크 목적으로 달러를 구매한 이들이나 해외 거주자, 유학생의 경우 최근의 달러 가치 상승기에 주목해볼 만하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미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 분쟁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급격한 달러 강세 요인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으로의 달러 송금이나 원화 환전을 기다리던 이들이라면 해볼 만한 시기”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자라면 내수보다는 수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율 상승기에는 달러 표시 가격이 상승해 같은 양을 수출하더라도 더 많은 원화를 벌어들일 수 있기에 수출 기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한국 수출은 환율보다 글로벌 경기에 더 민감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환율 상승기라도 경기 흐름에 주목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수출은 원호 약세가 얼마나 진행되는지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과거 원화 약세와 제조업 경기 약화가 추세적으로 나타났던 시기에 한국 수출은 대부분 환율보다 제조업 경기 요인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라면서 “미국 발 보호무역주의와 주요국 긴축 가속화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하반기, 한국 수출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높아진 달러 몸값, ‘ELS·리츠’ 등 펀드 투자해볼까

최근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보다는 펀드에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달러 몸값이 많이 뛴 상태에서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는 차원에서 미국 부동산 펀드(리츠·REITS)나 달러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을 고려할 만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현재 1년자리 외화 정기예금은 금리가 2.3% 수준이지만 환율 프리미엄을 더한 달러ELS는 수익률이 5%를 웃돈다”면서 “다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달러에 ‘올인’하기보다는 통화분산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유로화 등에 나눠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미 오른 달러가 부담이라면 유럽이나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3분기부터는 유럽과 중국 경기의 반등이 뒤따를 수 있어 달러의 나홀로 강세가 약해지고 유로화와 위안화 가치가 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경기가 반등 모멘텀을 보이고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만큼 미국의 독주는 점차 누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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