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00원짜리 간식부터 1000만원대 명품시계까지…세상 모든 것 담아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새로운 유통 채널 야심작 ‘삐에로 쑈핑’이 28일 오픈하는 가운데, 드디어 그 모습을 공개했다. 매장 안엔 1000원짜리 간식부터 1000만원이 넘는 명품시계까지 말 그대로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특히 상품을 곳곳에 배치해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27일 이마트에 따르면 삐에로 쑈핑은 일본의 명물 생활용품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잡화점이다. ‘펀 앤 크레이(FUN & CRAZY)’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한다.

이마트의 새 유통 채널 '삐에로 쑈핑'. /변동진 기자

삐에로 쑈핑은 총 2,513㎡(760평) 규모로,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1층(893㎡, 270평)과 지하2층(1,620㎡, 490평)에 위치해 있다.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복잡하게 배치된 상품들이다. 기존 대형마트나 창고형 할인마트의 경우 깔끔하게 구성돼 있다. 삐에로 쑈핑의 이 같은 상품 배치는 고객들에게 보물찾기하는 기분을 선사하기 위함이다.

실제 여름철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미니선풍기의 경우 한 공간에 몰아넣은 것이 아니라 매장 2~3군데서 발견할 수 있다.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유통채널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과 코스프레용품(가발·복장)은 물론, 파이프 담배와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못이나 드릴, 망치 등을 판매하는 공간은 한 명이 지날 수 있는 공간에 모아 어린 시절 철물점을 드나들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삐에로 쑈핑 스팟 상품 판매 공간. /이마트

◇'B급 감성' 녹인 스토리 있는 매장

삐에로 쑈핑은 자체 캐릭터 4개를 개발해 스토리를 입혔다. 취업준비생 마이클과 래퍼 지망생 젝손, 반려 고슴도치 빅토리아, 신원미상의 애로호 등 뭔가 부족하지만 유쾌한 캐릭터들은 매장 곳곳에서 재미를 선사한다.

쇼핑백에는 캐릭터들의 재미있는 표정과 함께 ‘약속 있을 시 방문주의, 구경하다 늦을 수 있음’, ‘목적 없이 방문주의, 예쁘고 귀여운 애정템 많이 살 수 있음’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직원 유니폼에는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상품엔 ‘급소가격’, 카테고리 대표 상품엔 ‘갑 of 값’이라는 안내문이 명시하는 등 기발하고 재미있는 B급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매장 안의 안내문도 상주하는 손글씨 담당 직원이 직접 작성해 개성을 표현했다.

삐에로 쑈핑 해외명품 판매 공간. /변동진 기자

◇상품 다양화로 기존 유통 채널과 차별화

현장에서 ‘대형마트나 생활용품점 다이소와 겹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명품 프라다 핸드백, 1500만원대 IWC 시계, 수입·수제맥주, 위스키, 세계 주류, 전통주, 각종 식품 등을 배치해 차별화했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2030 세대에 대처할 수 있도록 상품 선정과 매입, 진열에 대한 전권을 점장과 매장 직원들에게 부여했다. 게다가 다양화를 위해 이마트와 거래하지 않는 일반 대리점, 동대문, 재래시장, 온라인몰 등에서 상품을 구매한다.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 된다면 어디서든 구하겠다는 게 회사 측 방침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온라인 핫 이슈상품을 매장에 진열,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했다. 재고상품이나 부도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스팟(SPOT) 형식으로 매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코너. /이마트

◇삐에로 쑈핑 '한국판 돈키호테' 꿈꾼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한국 기념품 코너를 마련, 김을 비롯해 과자, 홍삼, K뷰티, 밥솥, 아이돌 기념품 등을 한데 모았다. 뿐만 아니라 고객센터와 키오스크를 통해 세금환급(TEX REFUND)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본 돈키호테처럼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꼭 들려야 할 매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삐에로 쑈핑’ 스타필드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동대문 두타몰에 2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3호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서울 논현동 자사 건물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초기에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브랜드를 알린 뒤 전국적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통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나가야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판단했다”며 “향후 삐에로 쑈핑이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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