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2018년 상반기 방송가는 희비가 교차했다. 지상파는 장동건 등 톱스타들의 출연에도 시청률 10%가 넘기 힘들었지만, JTBC는 ‘미스티’와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TV조선과 채널A는 ‘대군-사랑을 그리다’와 ‘하트시그널 시즌2’로 부활의 신호탄을 쌌다. 방송가를 휩쓴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은 tvN이 직격탄을 입었다. 조재현, 오달수 등이 연이어 하차하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슈츠' 장동건(왼쪽), 박형식

지상파 끝없는 추락

상반기 지상파 드라마의 성적은 처참했다. 최근 종영한 KBS2 ‘슈츠’는 장동건이 6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작품.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으며, 박형식까지 가세해 기대를 모았다. 첫 방부터 시청률 1위에 올랐지만, 줄곧 한 자리수를 기록하다가 마지막 회(16회)에 겨우 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넘었다. MBC는 총파업 후유증이 계속됐다. ‘로봇이 아니야’ ‘위대한 유혹자’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시청률 1~2%대를 기록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월화극 1위인 ‘검법남녀’ 역시 시청률 7~8%대 수준이다. SBS는 올 초 ‘리턴’이 최고 시청률 17.4%를 기록하며 인기 몰이했다. 하지만 고현정이 주동민 PD와 갈등으로 하차, 박진희가 중간 투입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현재 월화극 ‘기름진 멜로’와 수목극 ‘훈남정음’은 장혁, 정려원, 남궁민, 황정음 등 톱스타들의 가세에도 시청률 4~6%대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지상파의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광고시장에서도 지상파 비중은 2006년 점유율 75.8%에서 10년 새 20.8%포인트 하락한 55.0%로 나타났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은 10% 시청률이 목표가 된 듯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TV시청 패턴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시청률 추산도 문제가 있지만, 드라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다양한 플랫폼의 시청률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요구된다. 이를 반영해 드라마 제작의 완성도를 높여나가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지상파의 추락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쁜누나' 정해인(왼쪽), 손예진

탄탄지원 종편 약진

종합편성채널은 다양한 킬러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JTBC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미스티’와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가 연타 흥행하며 금토극 오후 11시대 고정 시청자를 확보했다. ‘미스티’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김남주)과 그의 변호인이 된 남편 강태욱(지진희)의 이야기. KBS2 ‘넝쿨째 굴어온 당신’ 이후 6년여 만에 복귀한 김남주는 뛰어난 연기력과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화제를 모았다. 고혜란은 2030 여성들이 닮고 싶은 워너비 캐릭터로 떠오르며 대리만족을 시켜줬다. 손예진은 ‘예쁜누나’로 변함없는 멜로 여신의 면모를 보였다. 여섯 살 연하의 정해인과 실제 연인 같은 케미로 호평을 샀다.

한 동안 주춤했던 채널A와 TV조선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는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트시그널’은 청춘 남녀들이 한 달 동안 시그널 하우스에 머물며 썸을 타는 이야기. 김현우, 오영주, 정재호 등 일반인 스타들이 대거 탄생했다. 종편 특성상 시청률은 2%대에 불과했지만, 방송 전후 포털 사이트를 점령했을 뿐 아니라 9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오르며 10~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TV조선 드라마 ‘대군’은 시청률 5%를 넘으며 인기몰이 했다. 종편 주 시청자 40~50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사극 장르와 주상욱, 진세연, 윤시윤 등 배우들의 열연, 김정민 PD의 뛰어난 연출이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지상파에 비해 유연한 콘텐츠와 방송사의 탄탄한 지원이 종편 부흥을 이끌었다. 윤시윤은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에서 “TV조선에서 사활을 걸고 만드는 게 느껴졌다. 배우들에 신뢰감을 주니까 신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JTBC ‘마녀보감’ 할 때도 느꼈지만 정말 지원을 잘 해준다”고 했다.

이서원

예외없는 미투 홍역

연예계를 덮친 미투 운동으로 방송가 역시 많은 피해를 봤다. 조재현은 성추행 의혹으로 tvN‘크로스’ 12회에서 중도 하차했다. 풀샷을 제외한 모든 장면에서 편집됐을 뿐 아니라 교통사고를 당하는 스토리로 불명예 퇴장했다. 오달수 역시 ‘나의 아저씨’ 첫 방송 직전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대체 배우로 박호산을 캐스팅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서원은 월화극 ‘멈추지 않는 시간: 어바웃 타임’ 첫 방송을 5일 앞두고 성추행 혐의로 입건 된 사실이 밝혀졌다. 대타로 김동준이 긴급 투입됐으며 1회부터 재 촬영했다. 작품 이미지의 손상을 입은 ‘어바웃 타임’은 시청률 1%대로 고전 중이다. 한 제작사 CP는 “조재현과 오달수는 제작사에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물어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서원은 성추행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흉기로 협박해 사안이 더 심각하다. 앞으로 연예계 활동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OSEN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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