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연 "조달비용 높아져 손실 가능성 많아"

[한국스포츠경제=고영훈 기자] 미국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한미 간 금리격차가 확대될 경우,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줄어들 수 있어 보험회사들은 신종자본증권에 집중돼 있는 현재 자본확충 상황에서 탈피해 다양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보험회사의 외화표시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은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보험회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2016년 상시발행이 허용되면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발행됐다.

최근까지 보험사의 외화표시 신종자본증권 발행 잔액은 30억달러 수준이며 올해 조달계획 규모는 약 3조9440억원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만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의 수단을 통해 4조6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전망이다.

국내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출처=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은 이를 두고 긍정적인 점과 우려하는 시각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자본 확충의 전통적인 수단인 유상증자는 보험회사의 낮은 배당성향으로 투자자 관점에서 매력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채권평가손실 가용자본 위축…RBC 낮은 보험사 부담

임준환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기업회계 기준의 자본과 감독회계 기준 가용자본으로 인정받아 보험사의 지급여력(RBC) 비율 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반면 투자운용 이익률을 초과하는 이자비용을 부담하면서 신종자본증권을 조달하는 것은 향후에 재무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보험사가 발행한 해외 신종자본증권은 미국 달러화표시 5년간 중도 비상환(Non-call), 만기 30년, 5% 수준의 금리, 중도 상환 시 금리상향조건 등이 부여된 유가증권들이 대부분이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국내 보험사가 발행한 높은 금리의 신종자본증권 수요는 높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비용과 더불어 잠재 편익을 고려할 경우 현재 국내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해외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된 자금으로 국내에 투자하든 해외에 투자하든 순조달비용(=달러운용이익률-달러발행비용)이 높아 순손실을 볼 가능성이 많다.

신종자본증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마다 투자운용이익률(업계 평균 3.5%)과 달러화표시 발행비용(업계 평균 5%)의 차이인 -1.5%의 손실을 볼 수 있다.

임 연구위원은 "미국금리가 올라 국내 금리도 동반 상승하는 경우 보험부채의 시가평가가 도입되는 2021년 이전까지 채권평가손실에 따른 가용자본 위축으로 RBC 비율이 낮은 보험사들은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따라서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가용자본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어 현재 자본확충 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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