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변산’, 고달픈 청춘의 흑역사 돌파기
[이런씨네] ‘변산’, 고달픈 청춘의 흑역사 돌파기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8.07.02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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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변산’은 찌질한 주인공을 통해 청춘을 위로하는 영화다. 숨기고 싶은 흑역사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했을 때 한 걸음 더 성숙할 수 있다는 직설적인 메시지가 담겼다.

영화는 ‘쇼미더머니’에서 번번이 낙방하는 래퍼 학수(박정민)가 아버지(장항선)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고 고향인 변산으로 내려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학수에게 아버지는 지옥 그 자체다. 어린 시절 바람 난 아버지의 부재는 학수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어머니 장례식 때도 발길 한 번 하지 않은 아버지라 별 걱정도 되지 않았다. 학수는 고향이 싫고, 아버지가 싫다.

학창시절 학수를 짝사랑했던 선미(김고은)는 점점 못난 모습만 보이는 학수가 안타깝다. 과거를 직시하지 않고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찬 학수가 답답하다. 게다가 내기에서 져 학창시절 괴롭히던 용대(고준)의 운전기사나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이 터진다. 참다 못한 선미는 결국 “넌 정면을 못 봐. 너도 네 아버지랑 똑같다”고 돌직구를 날린다.

학수는 자신의 곁을 맴도는 선미를 통해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학창시절 존재조차 잘 몰랐던 선미는 어느 덧 공무원이자 잘 나가는 작가가 돼 있다. 효심은 또 얼마나 지극한지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병간호하며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다. 학수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변산’은 소위 잘 나가는 주인공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으며 청춘의 공감을 꾀한다. 단칸방에서 랩을 하며 유명한 래퍼가 되길 꿈꾸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학수의 좌충우돌 성장담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준다.

다만 인물들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서사가 세련되지는 않다. 출연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만큼이나 투박하고 촌스럽다.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도시가 아닌 볼 것이라고는 노을 밖에 없는 촌티 나는 학수의 고향처럼.

“웃고 즐기자. 성장보다 성숙”이라는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시종일관 코믹 톤을 유지한다. 갯벌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학수와 용대의 모습을 심각하게 담지 않는다. 학수와 아버지의 ‘웃픈’ 주먹다짐 역시 마찬가지다. 역설적인 코미디를 적나라하게 펼치며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낸다.

‘변산’으로 처음 ‘원톱’ 주연을 맡은 박정민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랩과 작사, 연기까지 소화한 박정민은 ‘동주’ 속 송몽규와 다른 청춘을 표현하며 색다른 재미를 준다. 살을 8kg 찌우고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김고은 역시 드라마 ‘도깨비’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낸다. 정겹고 귀엽다. 드라마 ‘미스티’로 이름을 알린 고준 역시 어딘지 모자라 보이는 건달 용대 역을 찰진 연기로 표현한다. 학창시절 학수의 첫사랑 미경 역으로 분한 신현빈 역시 청순한 외모와 달리 터프하고 진취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재미를 더한다. 러닝타임 123분. 15세 관람가. 7월 4일 개봉.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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