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최근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 ‘마녀’의 주인공은 신인배우 김다미다. 대중에게 생소한 얼굴인 김다미의 이름 역시 신선하다. 김다미는 “모든 것이 다 잘 되라고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라며 밝게 웃었다. 첫 주연작인 ‘마녀’에서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와 날 선 액션을 소화한 김다미는 “관객들의 관심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며 수줍어했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의 주인공이 됐는데.

“박훈정 감독님이 연출한다고 해서 오디션 지원을 했다. 오디션 자체가 내게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오디션은 ‘마녀’ 대본이 아닌 다른 작품 대본으로 진행됐다. 1차, 2차 오디션을 마치니 기대감과 두려움이 동시에 생겼다. 3차 오디션 당시 감독님을 만났는데 내가 자윤 역이 됐다고 말씀하셨다. 너무 기뻤다.”

-영화 속 비중이 90% 이상이다. 신인 배우인데 부담스럽지 않았나.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 많은 장면에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의아했다. 사실 초반에는 ‘마녀’ 자체가 얼마나 큰 영화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자윤 역을 어떻게 연기할지에 대한 부담이 더 컸다. 촬영을 하면 할수록 ‘과연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 한 걸까’라는 걱정과 부담이 생겼다.”

-후반부로 접어들며 액션신이 참 많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5월에 오디션을 본 후 7월부터 액션스쿨을 다녔다. 3개월 동안 하루 3시간씩 연습했다. 운동을 했던 몸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초 체력부터 다지고 기술을 배웠다. 그 후 배우들을 만나 합을 맞췄다. 이번 영화를 통해 와이어도 처음 달아봤다. (웃음) 액션도 처음이었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실제로도 겁이 없는 편이라 즐기면서 했다.”

-극 중 귀공자 역을 맡은 최우식과 날 선 대립각을 세웠는데 실제 호흡은.

“영화에서 적대적인 관계지만 현장에서는 (최)우식 오빠 덕분에 많이 웃었다. 워낙 장난기가 많은데다 편하게 대해줘서 긴장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었다. 나도 오빠도 같은 20대라 더 편했다. 아무래도 내가 현장 경험이 적다 보니 오빠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후반부에 반전이 있는 캐릭터라 연기하기 힘들었을 듯하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목소리, 표정 같은 것들을 신경 쓰려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평범한 소녀로서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골소녀답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트럭을 모는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급하게 운전면허도 땄다.”

-자윤이 선과 악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판단하며 연기했나.

“선하지만 악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이 두 가지 면을 다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윤이 그걸 잘 보여주는 캐릭터가 아닐까싶다. 초반에는 선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본능이 깨어나는 인물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신세계’ ‘브이아이피’ 등 남성 위주 영화를 연출해온 박훈정 감독과 호흡은 어땠나.

“그 동안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며 굉장히 냉정하고 남성적인 분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직접 만나보니 따뜻한 면이 더 많았다. 함께 이런 저런 시도도 같이 해보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연출자로서 방향을 잘 제시해주셨다.”

-배우를 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막연한 꿈을 가졌다. 고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관련 대학교(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에 진학했다. 사실 부모님의 힘도 컸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해주고 응원해주셨다. 든든한 지원군이다. ‘마녀’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도 누구보다 기뻐해주셨다. 지금도 나보다 내 기사를 더 꼼꼼히 보신다.”

-데뷔작에서 주연을 꿰찬 김고은, 김태리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그런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과분하고 감사할 뿐이다. 그 분들처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다.”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나.

“아직 ‘마녀’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을 못 해봤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 특히 내 나이 또래가 연기할 수 있는 청춘물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아직까지 ‘마녀’로 조민수·박희순·최우식 선배를 만난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작품을 하며 많은 선배들과 작업하고 싶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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