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계속기업가치 '매력적'...신규자금 투입 가능성 커져
기업회생(법정관리)은 불운을 끊으려는 용기입니다.
나아가 새 출발을 다지는 결의입니다. 도산은 경영자 자신의 잘못과 실수가 항상 원인은 아닙니다. 불운이 더 큰 원인입니다. 원료 공급루트가 막히거나, 판매망이 무너질 때, 잠깐 한눈 판 사이 경쟁자가 앞서는 순간, 소비자의 냉랭한 눈길 너머에 도산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업가가 회생을 신청하는 것은 이런 위기에서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굳혔을 때입니다. 개시결정을 받는 순간은 채권자들도 기업의 재기를 응원한다는 뜻입니다. 이들 기업의 회생을 응원합니다.

[한국스포츠경제=양인정 기자] 신촌민자역사 채권자들이 회사의 M&A를 위해 연대해 회생을 신청했다. 여기에 주주도 나서 신촌역사의 회생을 신청해 향후 회생절차의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3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신촌역사의 대여금 채권자들이 연대해 서울회생법원에 신촌역사의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이어 주주인 코레일도 회생을 신청했다. 

신촌역사의 회생신청에 채권자들이 연대한 것은 앞서 채권자인 티알글로벌의 신청이 각하된 것과 관련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5월 28일 티알글로벌의 회생신청을 각하면서 “채권자가 신청 자격이 있는 채권자인지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채무자회생법상 채권자가 회사에 대해 회생을 신청하려면 채무자 자본의 10분의 1 이상의 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법원은 당시 티알글로벌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이 같은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회생신청에는 총 6곳의 채권자가 회생을 신청했다. 이들이 신촌역사에 가지고 있는 채권은 약 9억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촌역사의 자본금은 51억원. 이들의 채권액은 회사 자본금의 10분의 1을 넘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전병탁 대표이사가 신촌역사의 신청 채권자로 이름을 올렸다”며 “최대 주주인 코레일과 갈등이 있다”고 말했다.

주주인 코레일도 채권자보다 늦게 서울회생법원에 신촌역사의 회생을 신청했다. 코레일의 회생신청은 회생절차의 주도권과 관련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코레일이 신촌역사의 회생을 신청하게 되면서 향후 회생절차에서 신촌역사의 청산가치와 기업가치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은 복수의 회생신청에 대해 향후 하나를 선택에 개시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신촌역사의 채권자와 주주가 연이어 회생을 신청했다.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구조조정 업계, “M&A 방법 가장 유력”... 내부 분위기는 달라

구조조정 업계는 신촌역사가 영업을 통한 존속(계속)가치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신촌역사의 채무는 대략 300억원이며 이중 조세채무만 약 1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신촌역사의 수입원은 5층과 6층의 임대료와 주차장 요금이 전부다. 이마저도 세무서의 압류로 운용이 어려운 상태다. 

얽히고 설킨 소송과 유치권자의 권리로 인해 신촌역사로 들어오려는 상가임차인이 계약을 꺼릴 수 있다. 업계가 신촌역사의 M&A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촌역사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새 지배주주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새 지배주주가 M&A를 통해 신규자금을 투입해 회생채무를 일시 변제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촌역사가 회생절차에서 M&A 매물로 나온다면 롯데, 신세계, GS리테일, 산본역사를 인수한 삼라마이더스 그룹이 인수의향 기업으로 물망에 오른다. 

하지만 신촌역사의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 관계자는 “현재 티알글로벌과 코레일이 신규자금을 투입할 의향이 있다”며 “코레일이 점용권 허가권자인 이상 M&A 인수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티알글로벌은 지난해 7월 신촌역사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보증금 일부분을 납부했으나 남은 보증금 100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깨졌다. 앞서 티알글로벌은 이미 납부한 보증금 3억원과 기타 비용 19억 8천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신촌역사의 회생을 신청했다.

티알글로벌은 신촌역사가 회생절차에서 채무를 조정한 후 미납한 임대보증금 100억원과 선납임대료 40억원을 납부해 영업을 재개하는 것이 이득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의 신규자금 투입 의도도 다르지 않다. 신촌역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영업을 재개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

제무재표 상으로 신촌역사의 청산가치(자산총계)는 약 420억원이다. 구조조정업계는 청산손실 등을 고려해 실사에 들어가면 실제 청산가치는 약 100억원으로 추정하는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역사의 모든 층이 채워져 영업이 가능한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약 4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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