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우승하면 적금 금리가 3.4%”…금융권, 야구 마케팅 효과 '톡톡'
“우리 팀 우승하면 적금 금리가 3.4%”…금융권, 야구 마케팅 효과 '톡톡'
  • 김서연 기자
  • 승인 2018.07.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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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KBO 손잡고 새 시장 개척"... 프로스포츠·엔터테인먼트 마케팅에 힘 실어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천만 관중 시대’를 논할 만큼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야구단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신한은행 예·적금 상품이 제대로 홈런을 쳤다. 내가 응원하는 팀의 승률이 그대로 나의 우대금리가 된다. 가입 고객이 늘면 늘수록 또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팬심이 바탕이 된 이 상품으로 신한은행은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내가 응원하는 구단이 우승하면 적금 금리가 ‘3.4%’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 3월 출시한 ‘KBO리그 예·적금’의 가입금액이 2조원을 훌쩍 넘었다. 가입 계좌수는 ▲적금 7만7000좌 ▲예금 8만7700좌로, 각각 403억원, 2조원이 예치됐다. 정기예금은 3월 13일 출시돼 1조원 한도로 판매됐으나 40영업일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지난 5월 11일 1조원 한도를 추가해 판매를 재개했으나 약 한 달 만인 6월 18일 또 다시 한도가 소진돼 현재는 판매가 끝난 상태다. 정기예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2.3%의 금리 혜택을 줬다.

신한은행은 한국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출시한 ‘신한 KBO리그 정기예금’의 한도가 모두 소진되어 1조원 한도를 추가 설정하고 5월 11일부터 추가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 역시 약 한 달 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한국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출시한 ‘신한 KBO리그 정기예금’의 한도가 모두 소진되어 1조원 한도를 추가 설정하고 5월 11일부터 추가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 역시 약 한 달 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상품이 나왔을 때 보통 반응이 좋으면 하루에 500좌 정도 신규가 들어오는데 KBO리그 예·적금 상품의 경우 700~800좌 정도 신규가 되고 있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근래들어 드물정도로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예·적금’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고객이 응원하는 구단을 선택해 가입하는 1년제 상품이다. ‘신한 한화 이글스 적금’ ‘신한 두산베어즈 정기예금’처럼 고객이 선택하는 구단에 따라 이름이 정해진다.

적금은 월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기본이자율은 연 1.5%에 더해 지난 6월 말까지 출시기념 특판금리 연 0.1%포인트를 추가로 줬다.

또 고객이 선택한 구단의 승률만큼 우대금리를 얹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기아타이거즈 정규 시즌 승률이 6할8리(0.608)라면 소수점 셋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연 0.61%포인트 우대금리를 주는 식이다. 포스트 시즌 진출 성적에 따라 최고 연 0.3%포인트, 같은 구단 선택 가입 계좌수에 따른 최고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 최고 연 3.4%까지 받을 수 있다.

3일 현재 구단별 적금 가입자 수는 두산베어스가 압도적이다. 무려 이 상품 가입자의 절반이 넘는 52.49%의 고객이 두산베어스의 우승을 점쳤다. 그 뒤를 기아타이거즈(23.78%)가 뒤따르고 있다.

신한 KBO리그 적금 구단별 가입자 비율. 사진=신한은행 쏠(SOL) 캡처
신한 KBO리그 적금 구단별 가입자 비율. 사진=신한은행 쏠(SOL) 캡처

 

KBO리그 적금 우대금리 제공 대상. 사진=신한은행 쏠(SOL) 캡쳐
KBO리그 적금 우대금리 제공 대상. 사진=신한은행 쏠(SOL) 캡쳐

승률과 연계한 우대금리, 야구 팬들 ‘제대로 저격’

그간 스포츠와 금융상품이 결합된 예시는 많았으나, 이 상품의 경우 설계 자체가 특이하게 돼 있고 야구 팬들의 ‘팬심’을 제대로 자극한 것이 주효했다. 보통 은행들은 스포츠 마케팅을 할 때 종합 순위, 메달 개수, 우승 여부 등에 따라 금리 혜택을 주는 비교적 단순한 특판 상품을 출시해왔다.

우리은행은 지난 6년 동안 매년 시즌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판매해왔다. 농구단 성적과 연계한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갔고, 매번 한도가 조기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공식 후원했던 KEB하나은행도 올림픽 전용 상품인 ‘하나된 평창 정기예금·적금·입출금 통장’을 판매했는데 이 중 1조원 한도로 특판 중이었던 정기예금이 판매 개시 3개월 만에 조기 완판돼 3000억원을 특별 증액할 정도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S버드(에스버드) 농구단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줬던 상품은 있었으나 승률을 적용한 형태는 처음 도입됐다”며 “이 상품으로 야구 팬들을 고객화하는 것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 모두가 가능하다”고 상품을 출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타이틀 스폰서 계약으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KBO 리그의 공식 타이틀 사용 권리를 가지게 됐다. 3년 동안 240억원을 후원한다. KBO 리그 및 신한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10개 구단과 협력하여 추후에도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권, 스포츠·연예와 손잡아...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에 힘싣는다" 

은행들은 최근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를 넘어 연예 분야에서까지 외연을 넓히는 추세다. 기존에는 은행의 대표 얼굴로만 기용됐던 은행 홍보모델을 적금, 체크카드 등 금융상품에까지 끌어들였다. 국민은행이 최근 내놓은 방탄소년단 적금·체크카드도 팬심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데뷔일 및 멤버들 생일에 입금한 금액에 대해 특별 우대이율이 제공되는 것이 이 상품의 특징이다.

국민은행과 방탄소년단의 콜라보 상품인 ‘KB X BTS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과 방탄소년단의 콜라보 상품인 ‘KB X BTS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 사진=국민은행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히 스포츠 종목에서 우승했다는 이유로, 아이돌이 홍보하는 금융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은행 상품과 연계시 큰 효과가 없을 것 같다”며 “팬심이 바탕이 된 상품일수록 가입자의 충성도가 높고 이탈률이 다른 상품에 비해 낮으니 이를 잘 녹인 상품이 (은행 입장에서) 효자상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