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션샤인' 김태리-이병헌(왼쪽), '도깨비' 김고은-공유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카카오의 종합콘텐츠 계열사 카카오M(구 로엔)이 엔터테인먼트 업계 공룡으로 떠올랐다. 이병헌, 공유 등 한류스타 군단을 확보하면서 기존의 자회사 소속이던 가수 아이유 등과 함께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우뚝 섰다. 카카오M이 포털·음원·게임·금융업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연예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지분 인수 의도는

카카오M은 지난달 27일 BH엔터테인먼트·제이와이드컴퍼니·레디엔터테인먼트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숲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BH에는 이병헌, 김고은, 한지민, 추자현 등이 소속돼 있으며 숲에는 공유와 전도연, 공효진이 있다. 또 제이와이드에는 김태리, 이상윤, 최다니엘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레디는 국내 광고모델 캐스팅 1위 사업자로 중국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지분 인수액은 의무공시 기준에 미치지 않아 공개되지 않았다. 신규로 주권상장법인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면 공시해야 하는 만큼 그 이내에서 인수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인수는 카카오M이 자체 콘텐츠 역량을 강화, K콘텐츠 전반을 아우르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카카오M은 오는 9월 1일 음원 서비스 멜론을 비롯한 플랫폼 사업 부문이 모회사 카카오에 합병되고, 음악·영상 등 콘텐츠 사업은 별도 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BH 등 인수된 기획사는 영상콘텐츠컴퍼니(가칭) 소속으로서 카카오 자체 영상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욱 카카오M 대표이사는 “카카오M은 배우·제작·광고 등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완성으로 수익을 극대화해 빠른 시간 내 K콘텐츠 1위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며 “모회사 및 파트너기업들과 시너지를 강화해 기업공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활용 가능성은

이병헌, 김태리, 공유 등 BH·제이와이드·숲 배우들의 시장가치는 최소 수 백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미 카카오M은 자회사 페이브엔터테인먼트(아이유·지아), 크래커엔터테인먼트(멜로디데이·더 보이즈),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에이핑크·허각·빅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스타쉽-케이윌·우주소녀 등/스타쉽-매드클라운·주영/킹콩-유연석·이광수·이동욱 등), 문화인(박정현·윤현상 등)을 보유 중이다. 이번 합병으로 카카오M은 tvN 새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 주연 3인방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을 모두 품게 됐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도깨비’ 주역 공유, 이동욱, 김고은도 확보했다. 영상 분야에서 배우들을 통한 매출 극대화의 기반을 마련한 셈.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영상 유통을 수월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카오M은 지난해 1월 모바일 영상 제작소 크리스피 스튜디오에 이어 같은 해 5월 스튜디오 드래곤과 공동 투자한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도 운영 중이다. 매거진 나일론코리아를 인수해 뷰티, 패션 관련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기획 및 생산하고 있다. 카카오M은 스타급 작가 및 감독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이 보유한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면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및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대항할 만한 파급력을 키울 수 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기반으로 영상 콘텐츠 부문을 강화, 광고수익 뿐 아니라 트래픽 수익, 플랫폼 영향력까지 동시에 가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자회사 소속 가수 뿐 아니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배우들을 광고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아이유는 카카오게임즈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다. 이병헌, 공유 등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들은 카카오의 오랜 숙원 사업인 해외매출 확대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연예계 미치는 영향은

관계자들 대부분은 카카오M의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플랫폼이 막강해진 시대 아닌가. 카카오M은 자신들의 소스를 활용해 전 분야를 망라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 여 원을 투자한 이유도 마찬가지”라며 “카카오M은 이번 인수로 네트워크를 강화, 플랫폼 활용이 더욱 무궁무진해졌다. 네이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 보다 플랫폼이 다양해진 시대에 상응하기 위한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카카오M과 BH, 제이와이드, 숲 등 인수된 기획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관계자들은 단순 매니지먼트만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관계자는 “연예계에서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라며 “왜 SM엔터테인먼트가 키이스트를 인수했겠냐. 이제 가수 전문 회사 혹은 배우 전문 회사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 서로 시너지를 내 엔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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