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회사채 증액·자산매각·계열사 상장 추진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이랜드그룹이 상반기 예정된 1조 자본유치에 실패한 가운데,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상장을 추진해 자본 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이랜그그룹 BI. /이랜드

이랜드그룹 이윤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4일 “1조 자본유치를 완성하지 못했다”면서 “인수금융 단계를 없애고 거래구조를 단순화해 긴 호흡으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올 상반기 중 자본금 1조원을 유치할 예정이었다. 2013년 기준 4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을 100%까지 줄이기 위해서다. 목표는 후순위 투자자(2000억원)·중순위 투자자(3000억원)·인수금융(5000억원) 등이다.

이랜드는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올 초 전후로 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선순위) 2000억원, 메리츠금융(중순위) 3000억원 등 5000억원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나머지 5000억원은 유치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이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5000억원 유치를 성공하지 못한 데에는 그룹의 현금 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선·중·후순위 투자자간 위험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후순위·중순위 투자를 먼저 받은 상황에서 이보다 낮은 조건으로 인수금융 투자자를 찾기 어려웠던 셈이다.

이랜드그룹은 인수금융을 포기하는 대신 해외 투자자 중심의 자금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기존 중순위 투자자인 메리츠금융은 다른 해외 투자자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랜드와 메리츠 측은 시기와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계획 변경으로 줄어든 자본 확충을 △회사채 증액 △자산매각 △이랜드리테일·이랜드월드 상장(IPO) 등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우선 메리츠금융을 대상으로 발행한 약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4000억원으로 증액한다. 더불어 하반기부터 비주력자산에 대한 매각을 시작한다.

아울러 유통사업부문인 이랜드리테일을 내년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이후 이랜드월드 패션사업 부문을 분할, 프리 IPO 진행한다.

이윤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그룹의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유휴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작업은 멈추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며 “향후 계열사 상장을 진행하면서 자본시장과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최근 티니위니·모던하우스 매각 등 자산 매각과 일부 자금 유치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3년 399%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98%까지 하락했고, 올 상반기 말 기준 168%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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