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감정에만 호소, 구체적 대책은 못내놔

[한국스포츠경제=김재웅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표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노 밀’ 사태로 인해 목숨을 끊은 협력사 대표와 직원들, 그리고 피해를 입은 승객들에 대해서다.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재발 방치 대책은 내놓지 않은 탓에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낙하산 인사로 비판을 받았던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에 대해서는 “예쁘게 봐달라”며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데 그쳤다.

박 회장은 4일 서울 금호아시아나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함께 동석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가운데)이 4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노 밀' 사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해 사태 진화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간담회장에 들어선 박 회장은 먼저 김 사장 등 주요 임원들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자리에 앉아서는 ‘노 밀’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승무원들과 스스로 죽음을 택한 협력사 Y 대표에게 송구스럽다고 거듭 반복했다. 고객들에게도 죄송하다며,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경영진에 있다고 말했다.

노 밀 사태 원인에 대해서도 경영진이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표했다. 중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던 일은 칭타오에 세브란스 병원 착공식이 있었다며, 연세대학교 동문회장으로 빠질 수 없는 행사였다고 이해를 구했다.

'노 밀 사태' 해결 방안 없어

그러나 박 회장은 간담회 내내 사태에 대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 불거진 의혹에는 오해가 많다며, 사측 입장을 설득하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계약을 끊은 이유는 경영상 편의를 위해서였다고 불공정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아시아나가 LSG의 지분을 20%밖에 갖고 있지 않은 탓에 경영에 참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LSG가 원가 공개를 거부했던 사례를 들었다.

이어서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지분구조를 6대4로 분배했다며 “더 유리한 파트너를 구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당연한 논리”라는 논리를 펼쳤다.

또 앞으로 중국 하이난항공그룹과 실무 파트너십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서, 1600억원 투자를 조건으로 기내식 업체를 변경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일축했다.

‘노 밀’ 사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 단지 생산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다며, 주말까지는 정상화하겠다고만 장담했다. 협력업체에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엘리베이터에 탄 박삼구 회장. 사진=연합뉴스

낙하산 논란엔 "예쁘게 봐달라"

특히 딸인 박세진 씨를 금호리조트 상무로 임명한 논란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답변만 내놔 빈축을 샀다.

박 회장은 “여성 참정권이 높아지는 상황, 딸이 영원히 사회생활을 안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자식들이 지탄받는 일을 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 예쁘게 봐달라”고 사실상 낙하산 인사임을 시인했다.

LSG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LSG 직원 900명 중 750명을 게이트고메코리아로 채용했다면서, 아시아나가 도덕적인 경영을 위해 힘썼음을 강조했다.

아시아나 직원들, 오히려 집회 의지 불태워

아시아나 직원들은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SNS 단체 채팅방을 통해 오히려 논란만 커졌다는 분위기다. 김 사장이 4일 노 밀 여객이 2건에 불과했다는 것과, 기내식 정상화 계획에는 메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등이다.

한편 아시아나 직원연대(가칭)는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도 같은 시간 게릴라 집회를 열기로 하면서, 사실상 2개 대형 항공사 직원들의 연합 집회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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