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중국 하이항(海航ㆍHNA)그룹 공동창업자 왕젠(王健·57) 회장이 사고로 돌연 사망했다.

중국 하이난 항공그룹(HNA) 그룹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왕 회장이 프랑스에서 업무 시찰을 하던 중 추락해 중상을 입었으며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3일(현지시간) 오후 향년 5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하이난 항공그룹(HNA)의 공동창업자인 왕젠(57) 회장이 하루 전 프랑스 남부 보니유 마을에서 1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왕 회장은 전망을 보기 위해 낮은 벽을 타고 올랐으며 풍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며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첫 번째 사진 찍기에 실패한 왕 회장은 뒤로 한 발짝 물러섰으나 넘어져 10m 아래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절벽으로 추락한 왕 회장은 중상을 입은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 중국 톈진(天津)에서 출생한 왕 회장은 1983년 중국 민용항공 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민항총국에서 일하며 협상ㆍ항공관리 분야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90년 하이난(海南)항공 설립에 공동으로 참여했고 2003년부터는 HNA그룹 이사장을 지냈다. 

HNA 그룹은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주목 받은 기업이다. 왕 회장은 HNA 그룹이 다양한 업종에서 지분을 취득하는 투자회사의 역할을 맡을 것을 주장했다. 왕 회장의 주도로 HNA 그룹은 2015년 초부터 80건이 넘는 해외 기업과 자산을 사들였으며 이에 투자한 자금만 400억 달러러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리한 인수·합병(M&A)이 독이 돼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회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HNA 그룹의 혼란은 한 층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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