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 ‘저출산·고령사회 동상이몽과 공감’ 포럼
성인 남녀 69%, ‘전통적 성역할’ 동의하지 않아
발표 중인 이상림(좌), 유재언(우) 부연구위원/사진=한스경제

[한국스포츠경제=김지영 기자] 우리나라 성인남녀 69%는 ‘바깥일은 남자, 집안일은 여자’라는 전통적인 성역할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는 독박육아의 원인을 개인의 인식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소재 엘타워에서 열린 ‘2018년 제1차 인구포럼-저출산 고령사회 동상이몽과 공감’ 포럼에서 보건·복지 전문가들은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포럼은 청년 주거실태, 양육서비스, 노인 돌봄서비스 등의 현황을 짚고,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삶의 질 향상에 있다”며 “전 연령의 대표들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 세대 간 생각 차이를 좁히고 이해와 공감은 확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흥식 보건사회연구원장은 “정부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만들어 결혼이나 출산, 양육 등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자리를 통해 각기 다른 연령의 국민이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저출산·고령사회 시민인식조사: 동상이몽 마주보기’를 주제발표한 이상림·유재언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을 가진 여성은 일보다 가정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에 남녀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남성은 53.4%가, 여성은 51.4%가 동의하지 않았다.

'바깥일은 남자, 집안일은 여자'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성역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남녀가 비슷했다. 남성은 67.2%가, 여성은 70.3%가 동의하지 않았다. 즉 성인남녀 69%는 집안일, 육아 등이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부연구위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남녀가 가정생활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같은 생각을 함에도 독박육아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녀 인식 때문이 아닌, 사회가 여성을 독박육아로 내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림 부연구위원은 “바람직한 저출산·고령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담론의 장을 마련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좌담회에 참석한 이동욱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출산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라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연령대가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