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보 "현금 변제율이 회생계획안 찬성 조건 아니다"
기업회생(법정관리)은 불운을 끊으려는 용기입니다.
나아가 새 출발을 다지는 결의입니다. 도산은 경영자 자신의 잘못과 실수가 항상 원인은 아닙니다. 불운이 더 큰 원인입니다. 원료 공급루트가 막히거나, 판매망이 무너질 때, 잠깐 한눈 판 사이 경쟁자가 앞서는 순간, 소비자의 냉랭한 눈길 너머에 도산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업가가 회생을 신청하는 것은 이런 위기에서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굳혔을 때입니다. 개시결정을 받는 순간은 채권자들도 기업의 재기를 응원한다는 뜻입니다. 이들 기업의 회생을 응원합니다.

[한국스포츠경제=양인정 기자] 성장사다리 투자를 받은 신영금속의 변경 회생계획안이 최대채권자 신보의 반대로 가결되지 못했다. 최대 채권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강제인가를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소재 합금 제조업체 신영금속의 변경 회생계획안이 지난4일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 열린 채권자집회에서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채무자 기업의 회생계획안은 채권자 집회에서 회생담보채권액의 75%, 회생채권액의 66.7%의 동의를 획득해야 법원이 인가 결정을 내린다.

신영금속의 채무는 회생담보권 채무가 약 43억원, 회생채권(대여금 채권 등)은 처음 273억원에서 변제를 거듭해 현재 약 62억원이다.

이날 집회에서 회사의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채권자 그룹이 100% 동의했으나 회생채권자 그룹은 63%의 동의에 그쳤다. 최대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의 반대표가 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회생기업의 현금 변제율이 30%미만 경우 채무자의 회생계획안을 부동의해야 한다는 신보의 내부규정으로 신보가 신영금속의 회생계획안을 부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금속의 이번 변경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 채권 금액의 34%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66%는 현금 변제하는 한편 회생채권 금액의 85%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15%는 일시 현금으로 변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회생채권자인 신보의 현금변제율도 15%다.

집회에 참석한 신보의 한 관계자는 반대표를 던진 것과 관련해 “신보가 변제율을 정해 놓고 무조건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은 문제가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보는 현재 변제율 30% 미만의 회생기업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있다”며 “회생계획의 동의는 회생기업의 과거 이력과 성장 가능성, 고용 창출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신영금속의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변경회생계획안대로 채무를 상환한다면 채권자에 대한 현가 변제율은 65%이고 파산할 경우 채권자에게 돌아갈 청산 배당률은 15%로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넘는다.

회생계획안의 부결로 나우IB캐피탈과 경영권 매각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신영금속은 채무 변제를 위해 나우IB캐피탈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나우 IB캐피탈은 한국성장금융의 성장사다리펀드를 운영해 신영금속의 경영권 매수에 나섰다. 신영금속의 조사위원인 삼화회계법인의 관계자는 “나우IB캐피탈의 매각대금 50억원이 이미 납부된 상태”라고 말했다.

신영금속이 생산하는 인동납. 사진=신영금속 홈페이지

법원, 강제인가 내릴까?

회생계획안의 부결로 신영금속의 운명은 법원의 손에 넘겨졌다. 일반적으로 채권자들이 채무자회사의 회생계획안을 부동의 하면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인가하지 않고 회생절차는 종결된다. 회생절차가 폐지된 채무자 회사는 파산하거나 회생절차를 재신청한다.

다만 법원이 여러 사정을 고려해 부결된 회생계획안을 강제로 인가할 수 있다. 정진호 신영금속 관리인은 이날 채권자집회에서 변경 회생계획안이 부결되자 “채권자 권리 보호를 조건으로 강제인가를 신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장인 김상규 판사는 “5일 오후 2시까지 회생계획안 부결에 따른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고 권고했다. 재판부는 수일 내로 회사의 강제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파산법조계는 △회생담보권자가 모두 동의한 점, △회사가 2016년 이후 일부 채무를 변제해 왔고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과 변제 재원을 확보하려고 한 점, △이미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하고 자금을 납부한 점, △기술력을 포함한 회사의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점 등을 들어 법원의 강제인가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앞서 신영금속은 2015년에 회생절차를 밟아 2016부터 회생계획안에 따라 채무를 상환해 왔다. 당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사는 자산일부를 매각해 변제재원으로 사용하고 자산 매각에 들어갔다. 이후 신영금속은 공장부지 일부를 매각해 영업 재개에 나서는 듯 했으나 매각이 예정된 주요 부동산이 조세 등 채권으로 인해 압류되면서 다시 자금경색이 찾아왔다. 회사는 주요부동산의 매각이 지연되고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 감소되면서 원안대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고 변경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신영금속은...

신영금속은 귀금속을 소재로 자동차, 조선, 항공 등에 사용되는 공업용 반제품인 전기접점, 용접용 은납, 도금제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회사는 40년 가까이 부품소재 국산화에 집중했다.

회사는 2012년에는 687억원, 2013년 56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신소재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입해 환경유해물질 없이 부품 소재 기능을 향상시키는 신소재를 개발해 이름을 알렸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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