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벌써 22주년이다. 1996년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꾸준히 국내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이야기다. 지난 21년 간 멈추지 않고 진화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해 한국 초연 이래 역대 최고의 기록을 내기도 했다. 한 작품이 20년 넘게 소비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흥행을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 화려한 세트와 군무… '쇼 뮤지컬' 진수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가장 크게 특징짓는 건 장르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꿈은 있지만 무명이었던 코러스걸 페기 소여가 브로드웨이로 건너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뮤지컬 스타가 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미국의 연극, 뮤지컬계를 상징하는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한 만큼 이 작품 역시 쇼적인 요소를 강화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에너지 넘치는 탭 군무와 화려한 세트와 의상 등은 이 작품을 '쇼 뮤지컬의 진수', 혹은 '완성판'이라 불리게 한다.

재작년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올해도 화려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최고의 연출가로 꼽히는 줄리안 마쉬 역의 김석훈은 “내 생각에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같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 않겠나.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배경으로 한 만큼 우리 작품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22년이나 됐으니 이제 좀 지루해지지 않았나 하실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 작품은 재작년에 새롭게 재탄생했다. 색다르고 화려한 무대와 탄탄한 드라마를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사랑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프레스콜에서 공연 펼치고 있는 배우들.

소위 한국 뮤지컬 1세대로 꼽히는 배우들부터 신인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배우들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가진 특징이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해 출연해 큰 사랑을 받은 김석훈, 이종혁, 배해선, 오소연 등에 이경미, 홍지민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합세해 남다른 파워와 호흡을 보여줄 전망이다. 배해선, 김선경 등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의 노련미 넘치는 연기는 보는 이들을 절로 극에 몰입하게 한다.

김석훈과 함께 줄리안 마쉬 역에 캐스팅된 이종혁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3대가 함께하는 대가족 같다. 한국 뮤지컬 1세대 선배들부터 이제 배우로 첫발을 떼는 신인 친구들까지 함께한다"면서 "공연을 보고 나면 '브로드웨이 42번가'가 22년이라는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끈끈한 팀워크와 화려한 탭댄스, 에너지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프레스콜에서 공연 펼치고 있는 배우들.

■ 참여형 이벤트로 ‘오감만족’ 노린다

‘백스테이지 투어’, ‘뮤지컬 클래스’, ‘탭 클래스’ 등 참여형 이벤트로 관객들에게 작품 너머의 즐거움을 준다는 점도 티켓 구매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의 규모는 약 3000억 원 대로 전체 공연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그만큼 많은 관객들이 뮤지컬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 참여형 이벤트들은 점점 높아지는 뮤지컬 팬들의 욕구를 또 다른 측면에서 채워준다. ‘브로드웨이 42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뮤지컬 클래스’, ‘탭 클래스’ 등 관객 참여형 이벤트들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면서 “이에 힘입어 이전 시즌 대비 높은 재관람율을 기록했으며, 새로운 마니아층도 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에도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총괄 안무를 맡고 있는 권오환 안무가가 지도하는 ‘탭댄스 클래스’와 김은주 음악조감독이 진행하는 ‘보컬 클래스’를 마련했다.

관객과 호흡은 단순히 이벤트에서 그치지 않는다. 문화 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객석 나눔 행사를 마련, 사회공헌에도 힘을 보태기로 한 것. CJ도너스캠프는 전국 4300여 개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어려운 환경의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창의, 인성, 진로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이 CJ도너스캠프와 함께 매년 실시하고 있는 객석 나눔에 참여, 매 공연마다 10석을 CJ도너스캠프와 연계된 전국 공부방 청소년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CJ도너스캠프 관계자는 “‘브로드웨이 42번가’와 같은 작품의 객석 나눔은 아이들에게 문화 콘텐츠를 즐기고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무대 밖에서도 관객들과 밀접하게 소통함으로써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더욱 새로워질 원동력을 얻고, 스테디셀러 뮤지컬이기에 가능한 의미 있는 행보들을 기록하고 있다.

8세 이상 관람가. 160분. 다음 달 1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사진=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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