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갤럭시S9 판매량, 갤럭시S8의 '반토막'…디스플레이 실적 악화에도 영향
하반기 갤노트9 등 라인업 다양화로 실적 반등
증권가 "3분기 영업이익 17조원대, 사상 최대 기록할 것"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둔화는 스마트폰 갤럭시S9 판매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사진=삼성전자)

[한국스포츠경제=최재필 기자] 최근 2년간 이어져오던 삼성전자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7분기 만에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와 소비자가전(CE) 사업부는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냈지만 갤럭시S9 판매 부진이 전체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을 비롯해 해외시장 전용 스마트폰 등을 통해 3분기 실적 반등을 예상한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연결 기준)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4조8000억원의 잠정 실적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15조6420억원)보다 5.38%, 매출은 4.23% 줄어든 수치다.

당초 증권가는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을 15조원 초반대로 예상했지만, 스마트폰 부진 악화 등으로 15조원을 하회한 수치가 나왔다.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된 6일 주가는 액면분할 이후 최저치인 4만4900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9 판매 부진, 디스플레이 실적에도 '악영향'

상승세를 지속하던 삼성전자 실적이 꺾인 데는 갤럭시S9과 디스플레이 판매 부진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을 2조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최근 2년간 삼성전자가 2분기에 스마트폰으로만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왔다는 점에 견줘 실적이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실제 작년 2분기에는 갤럭시S8 판매 호조로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9 판매 부진 원인으로 포화상태로 접어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과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을 꼽고 있다. 화웨이·샤오미·오포로 대표되는 '중국 스마트폰 3사'는 지난해 중국에서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3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24%로, 삼성전자(21.1%와 애플(14.3%)을 앞섰다. 갤럭시S9이 갤럭시S8과 비교해 차별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가에선 갤럭시S9의 2분기 판매량 예상치가 800만대 수준이고 올해 전체 판매량 예상치도 2800만대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S8의 총 판매량은 3750만대였고, 2016년 갤럭시S7은 4850만대가 팔렸다.

갤럭시S9 판매 부진은 디스플레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1분기 영업이익 4100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1000억원 안팎으로 급감했다.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디스플레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데, 갤럭시S9과 주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이 겹친 결과다. OLED이외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실적이 둔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매년 4월 갤럭시S 신제품을 내놓고 2분기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을 낸다"며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이 결국 2분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실적 악화를 이끈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반도체 사업은 D램 가격 강세 지속 등으로 1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최고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관측됐다. 가전 사업은 에어컨 성수기와 월드컵 특수 등에 따른 TV 판매, TV용 LCD 가격 하락 등으로 1분기(2800억원)보다 높은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는 8월 9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를 갖고 전 세계 미디어와 파트너사 에 갤럭시노트9을 공개한다. 사진은 갤럭시노트9 언팩 초청장.(사진=삼성전자)

◆갤노트9 등 라인업 다양화로 실적 반등 노려…증권가 "3분기 사상 최대 17조원 예상"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3분기에 실적 반등을 통해 분기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고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갤노트9)이 스마트폰 사업부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갤노트9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통해 스마트폰 판매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우선 갤노트9은 8월 9일 미국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갖고 전 세계 미디어, 파트너사에 공개된다.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갤노트9은 노트 시리즈의 특징인 'S펜'의 사용성이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S펜은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해 음악을 재생할 때 리모컨으로 사용하거나 사진 촬영 시 셔터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펜 자체가 블루투스 스피커나 마이크로 사용되고, 종이에 S펜으로 글씨를 쓰면 화면에 옮겨지는 기능이 탑재된다는 예상도 있다. S펜의 전자서명이 개인인증에 사용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배터리·화면 크기는 각 4000㎃h, 6.4인치로 확대되고, 삼성전자 음성비서 '빅스비 2.0' 탑재도 예상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올해 상반기(1∼6월)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만 갤럭시S9·S9플러스를 비롯해 갤럭시A8·갤럭시On7 prime·갤럭시J2 pro·갤럭시와이드3·갤럭시 진·갤럭시A6·갤럭시A8 star 등 9종을 내놨다. 해외시장 전용 제품까지 합하면 지난해 한해동안 선보인 11종보다 많다. 글로벌시장에서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을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로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3사는 중국과 인도 시장의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따돌렸다"며 "프리미엄과 중저가·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점유율을 지키는 등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실적 반등, 이에 따른 디스플레이 호조 등이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17조원대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9 출시로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이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다"며 "3분기가 2분기보다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반도체 판매가 상승세를 타고 2분기에 주춤했던 디스플레이도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OLED 디스플레이 공급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은 17조원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재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