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일 오전 이 부회장 출국…9일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서 文대통령 '첫 만남'
삼성 "이 부회장, 공식 경영 복귀 신호될 수도…검찰 등 수사기관 압박 완화 기대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알 오전 11시 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전세기를 타고 인도로 출국했다. 9일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최재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인도로 출국했다. 9일 인도에서 열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준공식에는 인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이 부회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 들어 첫 만남이다. 재계에선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의 첫 회동이 '적폐청산'의 정책기조가 '경제살리기'로 바뀌는 '시그널'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전세기를 타고 인도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9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삼성전자 노이다 준공식에 참석한다. 이번 준공식에는 8~11일까지 인도를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다. 이 부회장이 직접 문 대통령을 안내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삼성전자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며, 이 부회장과의 만남도 처음이다.

◆이 부회장 8일 인도로 출국…8~11일 인도 국빈방문 文대통령, 9일 준공식 참석

재계에선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이번 '첫 만남'이 현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로 조심스레 보고 있다. 최근 경제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적폐 청산'의 정책 기조를 끌고 가기는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고용 악화, 특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실업률은 현 정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취업자의 실업률이 10.5%였다. 이는 1999년 6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5월 기준으로 최고치다. 이 결과 실업률이 4.0%를 기록, 2000년 5월(4.1%) 이후 5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감 청년실업률(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2%로 5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살리기'로의 정책 기조 변화를 위해 그동안 거리를 뒀던 삼성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지난해 12월 중국 방문 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만난 바 있다. 재계 1위 삼성의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재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청년실업 해소 등 조속한 경제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정부는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향후 기업과의 호흡 맞추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가 소득주도 성장정책 외에 성장에 초점을 둔 혁신성장 정책을 조속하게 가시화하기 위해선 기업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거리를 둬왔던 삼성과의 만남이 추진된 것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경제'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8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인도 뉴델리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 "공식 경영 복귀 '신호'…검찰 수사 '시그널' 기대"

삼성 측에선 '인도 회동'이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삼성그룹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하는 검찰 등에 대한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문 대통령의 회동이 이뤄진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지난 2월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비공식 일정만 소화했지만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시그널로 해석되면 검찰도 삼성에 대해 죈 고삐를 고민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증설은 2016년 9월 이 부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약속한 투자의 일환이다. 총 8000억원 규모가 투자된 이번 신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의 인도 스마트폰 생산량은 현재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 수준으로 확대된다.

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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